파는 것이 인간이다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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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은 우리가 팔 수 있는 것뿐이네.

 그런데 웃기는 건 자네가 세일즈맨이면서도 그걸 모른다는 거야.


    -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중에서



 


 위의 문장은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극작가 아서 밀러의 대표작품인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는 대사인데,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신간인 이 책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에 뉴욕에 사는 한 평범한 세일즈맨 윌리 로만이 마지막 직업마저 읽고 나서 자살을 택한다는 이 희곡은 자본주의 안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는 한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묻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가장 각광받았던 세일즈가 불황과 함께 져문다는 자체가 매우 역설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대사에 나오는 말처럼 이 세상에서 우리가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팔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단지 껌이나 우유, 강아지나 땅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연예인의 이미지나 생활 서비스도 판매 대상이 된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이 세상은 이제 소비의 시대가 아닌 판매의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판매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 배경에는 누구나 쉽게 기업가가 될 수 있게 되었고, 업무를 확장하는 능력이 생겨났으며, 마지막으로 비판매 세일즈가 주요한 교육 및 의료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 점을 꼽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동네 자랑이었던 시절이 있다. 하지만 벤처 사업 붐이 일고 거품이 꺼지고 다시 새로운 1인 기업 시대가 오면서 누구나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기업을 꾸려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사장님인 동시에 영업사원 사무직을 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었으니 단순히 명함에 영업직이라고 박혀 있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음식점 사장님, 악세사리 전문점 사장님도 모두 발로 뛰는 영업 사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업무만 가지고 들어가서 그것만 파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다양한 업무에 발을 걸쳐 놓고 하는 시대가 된 것도 이런 판매의 시대가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판매 세일즈가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교육과 의료 분야가 소비자들의 수요에 의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도 저자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점이다.

  이런 저자가 전망하는 세일즈 전성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3가지 조건인 동조, 회복력, 그리고 명확성에 대한 개념 설명도 하고 있다. 먼저 동조는 말 그대로 나 자신을 남에게 맞추거나 환경에 어울리게 만드는 능력이다. 타인에게 무언가를 팔려면 자기만의 고집이나 개성만을 강조해서는 힘들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 저자가 이 동조의 개념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동조 부분에서 좀 놀랐던 점은 당연히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세일즈맨에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냥 외향적인 것과 내향적인 것 중간 즈음에 위치한 사람들이 세일즈맨으로서 가장 훌륭한 업무 성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세일즈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다양한 연구 결과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이제 영업직에 있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종, 업무 분야의 사람들도 세일즈 업무를 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단순히 영업 사원들 뿐만 아니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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