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 - 답답한 현실을 바꿀 분명한 해답
미하엘 슈미트-살로몬 지음, 김현정 옮김 / 고즈윈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역사에서 어리석은 지도자나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서 엄청난 피해를 겪었던 사건은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다.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이 책의
저자 미하엘 슈미트-살로몬도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전 세계에 걸쳐 모든 분야를 휘감고 있으며 역사상 유례없이 전개되고 있는
거대한 어리석음으로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렇게 서문에서
통렬한 비판으로 시작하고 있는 저자는 첫 장에서부터 거침없이 인류의 오만과 이기심을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학자들이 인류에게 붙여 준 호모
에스테티쿠스(미학적 인간), 호모 루덴스(유희적 인간), 호모 사피엔스(현명한 인간)와 같은 별칭보다는 광기적 인간, 즉 호모 데멘스가
어울린다고 조소를 보내고 있다. 오로지 인간만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신과 조국, 명예와 명성과 같은 순진한 명분으로 삶을 희생할 만큼 미쳐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설명을 들어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 인류의 역사에서 벌어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전쟁,
학살, 그리고 테러와 같은 일들의 배경에는 이런 이유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종교를 믿고 있다는 이유로, 또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인간들은 총과 칼을 들었다.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류에게 그저 찬사만 하기 바쁜 학자들이 지어 준 별명이 저자에
탐탁치 않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어서
종교인과 경제인의 어리석음, 그리고 권력을 가진 통치자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하고 있다. 이런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증거들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래된 전쟁, 그리고 2008년 미국
월스트리트를 시작으로 일어난 세계 경제위기 등등 이런 일련의 주요 사건들의 책임에서 종교인들과 경제인들이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멀리
외국의 예를 들을 것도 없이 수많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보고 있자면, 정치인들이 왜 어리석다고 저자가 말하는 지도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결국 이런 어리석음 때문에 일어난 모든 폐해는 그런 어리석음을 방치한 우리들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처럼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는 것을 막는 것이 그동안 벌어진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올 연 말에 있는 대선에서 우리가 누구에게 권력을 주는
지에 따라서 바로 그것이 결정될 것이다.
이 책은 그동은
인류에게 수많은 찬사를 보냈던 여러 베스트셀러와 다르게 인간의 부끄러움을 지적하고 어리석음에 대한 경고를 하는 일종의 인류 반성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