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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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도샘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로 저자가 쓴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며 우리 사회의 수많은 청춘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난관과 장애물에 가로막혀 꿈과 희망을 포기해버린 젊은이들의 고민과 번뇌는 청춘이라는 시기가 끝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청춘이라는 아픈 시간을 보내고 사회로 쫓겨나듯이 나갔지만 여전히 아픔과 고민을 간직하고 있을 어른아이들에게 란도샘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사실 주민등록증의 숫자로는 우리나라의 성년에 해당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과연 어른인가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시기가 과연 언제인지에 대한 고민은 란도샘 또한 진지하게 하셨던 것 같다. 란도샘은 어른이란 연령이나 혼인, 선거권이나 세금 같은 어떤 외적인 조건이나 형식이 갖추어 졌을 때 도달하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존재로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넌지시 던지고 계셨다. 생각해 보면 청소년인 시절에는 하루 빨리 나이를 먹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청소년의 시선으로 봤을 때, 어른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정말 다양하고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미성년에서 성년의 나이로 바뀌는 순간에는 그런 부러워했던 권리들보다 성년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런 고민도 아픔도 없을 것 같았던 어른에게도 충분히 힘들고 고통스러운 난관과 고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가며 너무나도 부족한 나 자신에 대해서 책망하고 부끄러워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란도샘의 이런 어른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정의를 읽어 내려가면서 어른이라고 해서 완벽하고 완성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이 아파도 당연한 시기라면, 어른은 흔들려도 괜찮은 그런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우리의 인생은 저 멀리 존재하고 있는 종착점까지 누가 더 먼저 달려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걸어가느냐에 대한 과정의 문제이자 질문인 것이다. 그 질문에서 지금은 당당하게 대답할 수 없다고 할 지라도 앞으로 더 많이 남아 있는 나날들을 잘 꾸며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란도샘의 아름답고 따뜻한 위로의 글들이 가득했지만,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이 바로 4부 <생의 반환점에 들어서려는 그대에게>에 실린 '남의 눈'이라는 글이었다. 란도샘이 미국에서 머물던 두 차례의 시기에 부인의 옷차람이 한국에 있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점을 깨닫고 왜 그런 지를 물어보셨다고 한다. 란도샘의 질문에 란도샘의 아내분께서는 여기에 보는 눈이 많아서라는 답을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스스로를 통제하거나 꾸미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내분만은 아닐 것이다. 나도 전시회나 공연장을 가게 되면 훌륭하게 옷을 차려 입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 지 민감하게 반응한다. 란도샘은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조명 효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조명 효과란 마치 자신이 연극배우라도 된 것 마냥 타인들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심리를 뜻한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사람의 옷을 실험 참가자들의 오직 소수만이 기억해냈다는 한 심리실험을 통해 정작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타인들이 우리를 그렇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을 쉽게 풀이해 보면, 나 자신에 대해 걱정하고 신경쓰이는 주체는 타인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이다. 물론 타인의 생각과 의견을 신경 쓰는 것이 항상 나쁘고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고 한다면 '나다움'이라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 스스로를 세상의 틀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갈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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