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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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크게 2012년을 회고하는 1부와 2013년을 전망하는 2부로 구분되어 있는데, 그저 전망이나 예측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 시리즈의 과거 전망이 얼마나 정확했는 지를 독자들에게 보고하고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이런 자발적인 보고와 검증이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에 이 책을 일부러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1부 <2012년 소비트렌드 회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비 트렌드는 바로 6번째 키워드였던 'Neo-minorism 마이너, 세상 밖으로'이다. 이 키워드는 말 그대로 메인 스트림, 즉 주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싫증이 좀 덜 메이저인 것, 마이너, B급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었다. B급 문화란 작품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대중적 취향을 중시하는 저예산 예술작품들을 의미한다. 이런 마이너한 감성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드러났던 부분이 바로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가장 성공한 엔터테이너를 국내, 아니 세계에서 뽑으라고 한다면 바로 싸이를 꼽을 것이다. 그저 조금 엉뚱한 가사로 쓰인 노래들을 부르는 개성강한 외모의 가수였던 그가 '강남 스타일'이라는 대중가요 하나만으로 이른바 월드 스타가 되었다. 특히 k-pop의 열풍의 기운이 미치지 못했던 미국 시장에서 싸이는 가장 핫한 스타로 요즘 대우받고 있다고 한다. 싸이의 성공 요인은 그야말로 메인 스트림, 메이저의 기획력의 승리가 아니라 데뷔 때부터 자신의 키치함과 개성을 유지했던 그의 자체적인 힘이 대중의 수요와 맞아 떨여져서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은 진정성, 로가닉 상품, 주목경제, 위기관리 등등 작년에 전망했던 소비 트렌드들이 어떻게 대중의 삶 속으로 파고 들었는지를 다양한 예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검증을 통해서 이 책이 알려주는 전망과 예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관심을 가장 끄는 것은 바로 2부 <2013년 소비트렌드 전망>에서 알려주는 10가지 소비트렌드 키워드들일 것이다. 일반 기업 관계자들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자사의 제품이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과 문화가 대세가 될 것인지 예측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COBRA TWIST: 2013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C City of hysterie 날 선 사람들의 도시
O OTL... Nonsense! 난센스의 시대
B Bravo, Scandimom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R Redefined ownership 소유냐 향유냐
A Alone with lounging 나홀로 라운징
T Taste your life out 미각의 제국
W Whenever U want 시즌의 상실
I It’s detox time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S Surviving burn-out society 소진사회
T Trouble is welcomed 적절한 불편 

 

 

  위의 10가지 키워드들 하나하나가 공감이 되지만 역시 가장 인상에 남는 키워드 두 가지는 첫 번째 키워드인 '날 선 사람들의 도시'와 마지막 키워드인 '적절한 불편'이다. 2012년 사회적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왜 소비자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올해 첫 번째 키워드로 이것을 삼았는 지 이해가 될 것이다. 2012년 상반기에는 '묻지마 범죄', 하반기에는 '주폭'이라는 신조어가 나올만큼 우리나라 치안이 매우 위협받은 상황이었다. 아동과 여성과 같은 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범죄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났으며, 대낮에도 칼부림이 일어나는 그런 무서운 사건범죄들이 언론에서 반복적으로 보도되었다. 하반기에는 서울경찰청이 주폭척결을 최우선과제로 내놓을 만큼 그동안 우리 사회 안전망을 위협하던 상습 음주난동자들이 많이 검거되었다. 이런 사회적인 불안감 때문에 주거단지와 학교에서는 감시 카메라와 안전감시단이라는 대안을 내놓았고, 자신의 위치를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깊게 자리잡은 것이다. 이런 대중의 불안감마저 소비 트렌드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보안이나 안전 시스템 관련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춤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키워드인 '적절한 불편'은 말 그대로 손님을 왕으로만 모시는 기업의 보편적인 마케팅이나 서비스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이 적절한 불편을 제공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것에서 나온 말이다. 일반적으로 무조건 왕으로 대접해주는 기업을 선호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이제 그것마저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이 제품 마케팅이나 판매에 조금이라도 개입할 수 있는 여지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은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켜주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지며, 신제품이 나오는 날에는 엄청난 소비자들이 스토어에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고 싶어하는 제품을 밤새서 기다리는 수고까지 즐거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소비자들의 감수를 끌어 내기 위해서는 애플 수준의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2013년 국내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각 영역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키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키워드들이 왜 대세가 될 것인지 책에서 소개한 근거와 이유들을 들어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이제 이 책을 읽었으니 올 해 얼마나 많은 키워드들이 현실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재미만 남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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