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의 사랑법
테일러 젠킨스 리드 지음, 이경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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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의 사랑을 포기하진 않을 거야, <말리부의 사랑법>

 

 


오래 전 봤던 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친구에게 사랑은 그저 호르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대사를 치는 장면이 잊혀 지지 않는다. 그런 대사를 내뱉은 주인공은 또 다른 사람과 새로운 사랑에 빠지면서 드라마가 끝이 난다. 과거에 비해 결혼이나 연애에 대한 갈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기대하고 이별에 아파한다. 인류의 탄생 이후 수많은 작품들이 사랑과 이별을 다루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삶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테일러 젠킨스 리드의 또 다른 대표작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해안에 위치한 부촌 도시 말리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남매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는 올 여름 국내 독자들에게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956년 말리부의 어느 해변에서 믹 리바라는 가수를 지망하는 한 청년이 준 코스타스라는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으로 이 가족의 역사가 시작된다. 사랑은 호르몬의 눈속임이라는 말 따위는 전혀 관심 없는 두 명의 청춘남녀는 미래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뜨거운 연애가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라는 현실로 이어지게 되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한다. 결혼 후에도 바람을 멈출 수 없었던 믹과 준은 결국 이혼이라는 결말을 맺게 되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세 명의 아이들과 한 명의 혼외 자식까지네 남매의 삶이 시작된다. 이 소설은 1983827일 말리부의 아름다운 저택에서 펼쳐진 파티와 난장판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의 제각각 사연들이 교차하면서 전개되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네 남매 중 장녀이자 아름다운 모델 니나는 잘 나가는 테니스 선수인 남편 브랜던의 바람으로 인해 파티를 앞두고도 우울한 기분이다. 서핑 선수인 제이는 전 여자친구가 자신의 형제 허드와 엮이게 된 것도 모자라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허드와 막내 키트 역시 각자의 고민을 마음속에 품고 정신없는 말리부의 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이 하루의 하이라이트는 전 부인과 네 명의 남매를 두고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아버지 믹이 파티에 등장한 순간이었다. 불쑥 나타나서 아버지 노릇을 하려는 믹과 네 남매의 만남과 그 결과는 작품을 통해 확인했으면 한다. 이 다섯 명뿐만이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가진 사랑에 대한 욕구와 갈망이 다채롭게 엮이면서 그야말로 뜨거운 여름에 최적화된 로맨스 소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랑은 우리를 마치 구름 위에 올라탄 기분으로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벼랑 끝으로 내모는 고통을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들이 결국 우리를 어딘가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을 한 것과 하지 못한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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