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평점 :

옆 자리에 앉아있는 그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더 코워커>
통계의 의하면 우리 인간이 평생에 걸쳐 일하는 시간이 8만 시간 정도라고 하니까 그만큼 일터라는 환경이 생각보다 정말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고 출근하며 인사하고 함께 점심을 먹는 직장 동료들은 성인의 입장에서 부모님이나 어린 시절 친구보다 더 많이 시간을 보내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기는 또 어려울 것이다. 업무 중간 중간 잡담을 통해 얻게 되는 피상적인 정보만으로는 상대를 확실하게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 북미에서 가장 뜨거운 스릴러 소설 작가로 주목 받고 있는 프리다 맥파든의 최신 출간작인 <더 코워커>는 바로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직장 동료에 대한 섬뜩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천연 비타민 보충제나 관련 제품들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내털리는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는 우수 영업사원이다. 오늘도 다른 날과 별 다를 것 없이 출근을 했지만 딱 한 가지 차이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내성적이고 조금은 별난 옆 자리 동료 직원인 돈 쉬프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홉 달 전부터 함께 일하게 된 돈은 매일 오전 8시 45분 출근하고 오후 5시 정각에 컴퓨터를 끄고 퇴근하는 동일한 타임라인을 계속 지켜왔다. 단순한 결근으로 생각할 수 없는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도와달라는 절박한 목소리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돈의 목소리와 너무나도 비슷한 그 전화를 받고 난 내털리는 돈의 집을 찾아가게 되고 거기에서 무언가 섬뜩한 흔적을 발견한다.
프리다 맥파든을 미국 현지에서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주목받는 작가의 위치로 올린 작품은 역시 <하우스 메이드>일 것이다. 2년 전, 국내에 이 소설이 엄청난 돌풍을 불러일으키면서 프리다 맥파든의 다른 작품들 역시 연달아 출간되고 있다. 이전 출간작들을 모두 읽은 입장에서 그녀의 소설들이 엄청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역시 평온한 일상에서 시작해서 무언가 음침하고 불길한 상황으로 빠져드는 전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옆 자리 동료의 무단결근과 이상한 전화 한통이 실종 사건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등장인물들 간의 여러 가지 비밀과 음모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난다. 영양 보충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몇 명과 형사 정도로 소수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어차피 작가가 집중하고 있는 이런 이야기가 가진 힘이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몰입도 높은 대중 스릴러를 찾아 헤매는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 잡은 이 작가의 인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식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