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비명 킴 스톤 시리즈 1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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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리 없는 비명>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긴 명언들 중에는 비밀은 셋 중 둘이 죽었을 때에만 지킬 수 있다는 문장이 있다. 그만큼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비밀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굳이 이 명언이 아니더라도 현실에서 수많은 비밀과 거짓말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들통이 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영국의 범죄 소설 작가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앤절라 마슨즈의 킴 스톤 시리즈 그 첫 번째 소설 <소리 없는 비명>에서도 그런 무서운 비밀과 거짓말들이 존재한다.


 

소설은 테레사 와이어트라는 한 독신 여성이 자신이 사는 집 욕조에서 끔찍하게 살해된 채로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이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킴 스톤은 시신을 그냥 두고만 가지 않고 굳이 집 주변에 불을 질러 최대한 빨리 사람들을 끌어 모은 범인의 의도에 주목을 한다. 수사팀이 피해자의 행적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그녀가 한 고고학 발굴 작업 프로젝트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래 전 그 지역에 비행 청소년 수용 시설이 있었다는 것까지 도달한 수사팀 앞에 목이 잘려 죽은 한 남성의 사건이 도착한다.


 

10년 전 크레스트우드 보육원에서 부원장으로 있었던 여성과 수석 조리사였던 남성이 연달아 살해된 사건을 두고 킴 스톤은 과거 어떤 일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예감한다. 킴 스톤의 수사 과정을 따라가는 독자들 역시 이번 사건이 결코 두 명의 시신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보육원이 있던 그 부지를 발굴하다가 오래 전 묻힌 사람들의 뼈들까지 발견하면서 과거의 어떤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된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녔지만 내면의 상처가 존재하는 매력적인 주인공, 독자들에게 결코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맹렬하게 달려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 적당한 시점에서 힌트가 주어지지만 그만큼 용의자도 많아서 힘겨운 범인 찾기 이 세 가지가 바로 이 시리즈를 사랑하는 전 세계 팬들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명한 범죄 소설 작가의 시리즈 첫 작품을 읽다보면 약간의 어설픔이나 풋풋함이 느껴지는데 이 소설에서는 오히려 빈틈을 주지 않는 노련미가 가득했다. 주인공과 수사팀의 활약뿐만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외면 받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 역시 놓치지 않고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놀랍게도 이 시리즈를 탄생시킨 작가 앤절라 마슨즈는 한 쇼핑 센터의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작가 데뷔를 꿈꿨지만 무려 25년 동안 여러 출판사들로부터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기록되어 있는 그녀의 이런 이력에서 12번이나 출판사들로부터 거절당한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이 떠올랐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드디어 자신의 소설을 발표하는 꿈을 이룬 그녀는 현재 꾸준히 킴 스톤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2022년에 16번 째 작품인 <여섯 개의 무덤>이 나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간들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명성과 인기에 비해 조금 늦게 국내에 소개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늦게라도 킴 스톤 시리즈 모든 작품들이 차근차근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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