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마땅한 자
마이클 코리타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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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다, <죽어 마땅한 자>

 


 어떤 원한이나 일로 인해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 중 하나가 바로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냉혹한 액션 스릴러의 대가 마이클 코리타가 쓴 이 소설의 주인공 리아 트렌턴은 바로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남편 더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이런 은둔자로서의 삶이 끝나게 된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남매 헤일리와 닉 앞에 이모라는 명분으로 나타난 리아는 그들과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운 일상은 얼마 가지 않아 누군가의 공격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들의 정체는 바로 니나를 리아라는 전혀 다른 인물로 살게 만든 악으로 가득 찬 이들이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외국 몇몇 국가들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증인 보호 프로그램은 운영 중이다. 각종 범죄의 피해자나 목격자 등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이 제도는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어서 대중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리아는 이런 정부 기관의 공권력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로 숨어 살고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그런 선택을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혼자만 조용히 사라진다면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은 유지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저자 마이클 코리타는 처음부터 독자들에게 리아의 사연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고, 더그의 죽음을 계기로 전개 되는 이야기를 통해 천천히 들려준다. 정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라워리 그룹 밑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던 리아는 그들이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정의와 진실을 위해 진술을 하려던 리아의 움직임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하는 라워리는 전문 킬러들을 고용해서 리아를 추격한다. 평범한 조종사이자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남매의 어머니였던 리아는 그들의 추격을 피해 자취를 감추었던 것이다.

 


 사실 거대한 권력을 가진 모종의 집단과 평범한 주인공의 피가 말리는 추격전 자체는 여러 영화, 드라마, 소설 속에서 이미 수없이 등장한 단골 소재이다.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과 이 소설이 가진 결정적인 차이점이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이 소설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인공 리아가 가지고 있는 명민함이다. 평범한 위치가 그녀가 여태껏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인물이 가진 두뇌와 인내심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 한 가지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킬러 댁스 블랙웰이라는 제3의 인물이다. 라워리 그룹에서 보낸 킬러들과 함께 또 다른 목적으로 리아를 추격하는 댁스가 가진 묘한 매력에 많은 독자들이 빠져들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작년 영화 개봉에 맞춰서 국내에 출간된 작가의 또 다른 소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처럼 이 작품 역시 손에 땀이 나게 만드는 완성도 높은 액션 스릴러였다. 이 소설 역시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까 어떤 배우들이 소설 속 인물들을 맡을지 상상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사라지는 선택을 한 주인공의 모성애 역시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 부분이기도 했다. 킬러들의 손아귀에서 어떻게든 자식들을 지켜내려는 리아가 과연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보여줄 것인지 이 책을 직접 읽고 확인하길 바란다.

 










 

 

 

 

      ※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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