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는 마을
리사 주얼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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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당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 <엿보는 마을>

 


이비사 섬에서 놀다가 만난 앨피 버터라는 남자와 충동적으로 결혼한 조이 멀런은 오빠 잭의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된다. 심장외과로 일하는 오빠의 집이 위치한 멜빌 하이츠는 스물일곱 채의 빅토리아풍 저택들이 나란히 있는 조용한 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어린이 놀이방의 파티 담당으로 일하게 된 조이의 눈앞에 톰 피츠윌리엄이 나타나면서 잔잔했던 일상에 폭풍이 일어난다. 중년의 톰 피츠윌리엄은 잭과 조이 남매가 사는 동네 공립학교 교장으로 파견되어 살고 있는 이웃 주민이었다. 직장 동료들과 술집에 간 조이는 다시 한 번 톰과 마주치게 되고 둘 사이에서 묘한 기운이 흐르게 된다. 여기에서 문제는 이 마을에서 톰을 주목하는 사람은 조이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마을 주민들의 관계는 결국 어떤 사람의 죽음을 끝으로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심리 스릴러에 주력하고 있는 리사 주얼의 이 소설은 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는 애욕과 소유욕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신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주인공 조이의 일탈이 주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톰의 아들인 프레디와 마을 이웃 제나 모녀의 이야기 역시 비슷한 비중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립학교에 다니는 프레디는 이웃 사람들의 사진을 몰래 찍는 위험한 행위를 벌이고 있었다. 제나는 사람들이 자신을 집단 스토킹을 한다고 의심하는 엄마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몰래 지켜보고 의심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이웃들의 이런 고민과 일탈이 결말부에 일어난 끔찍한 사건으로 모여지면서 비로소 독자들은 하나의 진실을 알게 된다.

 


왓칭 유라는 원제와 국내 제목인 엿보는0 마을모두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밤에 잠이 들기 전까지 항상 무언가를 보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본다는 의미가 곧 그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의 속마음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배신을 당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시기와 질투, 욕망과 악의는 평범한 상황에서는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교묘하게 가려져 있다. 그런 어두운 마음을 가진 인물은 결국 어떤 사건을 계기로 마침내 자신이 가진 폭력성을 만천하에 보여주게 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타인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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