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력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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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소설가 코넌 도일이 창조해낸 명탐정 캐릭터인 셜록 홈즈의 곁에는 조수 존 왓슨이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사건에 휘말리며 범인을 잡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고, 탐정과 조수라는 조합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만약 왓슨이라는 캐릭터가 이 시리즈에 부재했다면 셜록 홈즈가 가진 개성과 카리스마가 오히려 덜 빛났을 것이다. 본격 미스터리 작가인 오야마 세이이치로가 2020년에 발표한 [왓슨력]은 홈즈의 추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데 일조한 왓슨 캐릭터가 가진 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편집이다.

 


수사1과에 소속된 와토 소지 형사는 어릴 적부터 남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 능력은 바로 셜록 홈즈 시리즈의 조수 왓슨처럼 주변 사람들의 추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타고난 능력을 바탕으로 경찰 시험에 붙은 와토 형사는 파출소 근무를 거쳐 한 사건을 계기로 꿈에 그리던 경시청 수사1과에 들어가게 된다. 당연히 그가 소속된 이후부터 수사1과 제2강력범죄수사팀 3계의 검거율은 무려 100퍼센트로 치솟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능력으로 인해 그런 놀라운 결과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와토 형사 본인만 알고 있다.

 


너무나도 귀여운 노란색 표지의 이 단편집은 와토 형사의 왓슨력으로 여차저차 해결된 7가지 사건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론도장이라는 이름의 산장 주인과 여동생이 총으로 살해된 사건부터 시작해서 빌딩 지하에 있는 갤러리, 별장, 비행기, 버스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왓슨력이란 능력을 가진 주인공답게 그 스스로가 아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각자의 추리력으로 의견을 내놓고 결국 최후의 범인이 밝혀지는 전개 방식이다. 이 단편집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구성은 바로 7가지의 사건들을 하나로 묶은 별개의 사건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7가지 사건을 다룬 모든 이야기를 다 읽어야지 비로소 사건 속의 사건 이야기가 해결되는 이런 방식이 재밌었다.

 


존 왓슨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능력을 본격 미스터리 소설의 소재로 삼은 작가의 영리함에 일단 미소가 지어졌고,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범죄 동기와 수법은 의외로 개연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옆에 있는 사람들이 똑똑해진다는 차원을 넘어 그 인물들이 펼치는 추리가 나름 논리정연하다. 한 사람이 추리를 시작해서 누군가를 지목하면 그 사람이 또 다른 근거로 용의자를 내놓는 식이다. 무언가 평범하면서도 어설프고, 어설프면서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와토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와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번 한 권으로 끝내기에는 와토 형사의 왓슨력이 은근히 그리울 것 같다.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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