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 걸스
M.M. 쉬나르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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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을 추는 모습으로 발견되는 피해자들, <댄싱 걸스>

 


 로맨틱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호텔로 들어선 한 중년 커플의 상황이 몇 분 지나지 않아 긴박하게 돌변한다. 중절모를 쓴 남성은 능숙한 솜씨로 여성의 숨통을 조이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 호텔방을 나서고 유유히 사라진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M.M 쉬나르 작가의 조 푸르니에 경위 시리즈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이다. 댄싱 걸스라는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정체불명의 범인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이 하나 같이 춤을 추는 모습으로 발견된다. 얼마 전에 승진을 한 조셋 푸르니에 경위의 수사망에 들어선 첫 번째 피해자 지닌 해먼드는 고급 문구류를 생산하는 한 기업의 팀장으로 회사에서 주관한 연수를 받으러 이곳에 왔다 변을 당한 것이다. 조 경위와 수사관들이 피해자의 가정과 직장을 돌며 탐문을 벌이지만 특별한 성과를 얻을 순 없었다. 수사가 진행되는 한편,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마틴은 또 다른 피해자를 물색하기 위해 가상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 스릴러 소설은 첫 번째 피해자가 발견되어 수사를 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와 함께 그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또 다른 행각들이 서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이런 전개 방식은 주인공 수사팀이 하루 빨리 범인을 잡아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범인이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르게 될 것이라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놀랍게도 이 책을 쓴 작가는 범인 마틴이 어떻게 범행 대상을 찾는지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회상을 통해 그가 그렇게 괴물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가고 있다. 물론 그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충격적인 일이 성인이 되고 나서 벌이는 행각의 면죄부를 주진 않는다. 알고 보니까 캐릭터를 만들어서 레벨 업을 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만나 채팅을 나눌 수 있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속에서 범행 대상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범죄자들이 술집이나 클럽이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공간이라면 이 소설 속 마틴이란 인물에게는 사이버 세계가 그런 곳이었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들을 보면 아주 가깝거나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주변 사람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극단적인 연쇄 살인 사건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은 자신들과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없는 대상들을 철두철미하게 찾아내서 흉악 범죄를 저지른다. 이런 경우에는 소설 속 조 경위 수사팀처럼 작은 단서 하나라도 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해야 한다.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장르 애독자들을 위해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스릴러 소설의 반전과 결말을 좀처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평소 어떤 스릴러 작품을 선호하는가에 따라서 이 반전과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나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개인적으로는 평범하지 않아서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하고 싶다. 춤에 대한 강박이 있는 범인의 최후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이 작품을 천천히 읽으면서 확인해보기를 바란다.

 

 

 


 

 ※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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