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무죄
다이몬 다케아키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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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완전 무죄>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인간을 잡아서 재판장에 세우고 제대로 된 형벌을 받게 하는 것이 오늘날 사법 정의일 것이다. 그런데 여러 이유들로 인해 억울한 사람이 범죄자로 몰려 감옥을 가기도 한다. 미국의 한 법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에 무죄로 확인된 사례가 20여 년간 2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에 국가에 소송을 걷어 엄청난 보상금을 받는 사례가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촌 오거리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한 남성이 재심을 거쳐 무려 16년 만에 무죄로 판명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에는 나라에서 피해보상을 해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억울하게 흘러간 세월이 완전히 보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사법 미스터리를 펴낸 일본의 추리소설가 다이몬 다케아키의 이번 신간 [완전 무죄] 속 주인공 히라야마 사토시 역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요청하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인 페어튼 법률사무소의 변호사 마쓰오카 지사는 상사의 지시로 히라야마를 만나고 재심을 준비하게 된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히라야마가 저질렀다고 하는 세 건의 유괴사건들 중 한 사건의 피해자가 바로 지사였던 것이다. 무섭고 불편한 재회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사는 변호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시 사건 조사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지를 동료와 함께 조사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허점을 찾아낸 지사는 재심 요청을 통과시키고 히라야마 사토시는 21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게 된다. 하지만 당시 문제를 일으킨 형사 아리모리 역시 자신이 망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소설 속 이야기는 더욱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사법 문제와 관련된 작품을 전문적으로 썼던 작가답게 이 소설 역시 사법 시스템의 맹점을 여러 각도를 통해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하루 빨리 잡혀서 제대로 된 벌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제대로 된 조사와 재판보다 앞서서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첫머리에서 언급했던 실제 사건들을 보면 히라야마 사토시와 같은 운명이 결코 소설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많은 보상금을 받는다고 해서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을 쇠창살 뒤에서 보냈다는 슬픔이 가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빨리 그리고 잘 잡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는 것 또한 똑같이 중요하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교도소가 있고 그 곳에 또 얼마나 많은 억울한 사람들이 갇혀 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오락성도 물론 있지만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회 메시지 역시 품고 있었다.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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