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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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부당한 일이나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사건을 목격할 수 있다. 기업의 비리를 목격할 수도 있고 쉽게 눈치를 채지 못하는 이웃의 폭력을 감지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보통 바로 신고를 하거나 그냥 못 본 척 지나가는 두 가지 경우일 것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하자면 당연히 불합리한 일들을 폭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귀찮거나 혹은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입을까봐 두려워서 지나치기도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엘라 역시 본인이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목격자가 된 인물이다.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합리화한 그 사건으로부터 일 년 후 그녀는 누군가의 감시 대상이 된다.

 

주인공이 엘라는 런던으로 향하는 기차 칸에서 이제 막 중등 교육 시험을 본 두 소녀들인 세라와 애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순진무구해 보이는 소녀들에게 이제 막 출소한 두 명의 남자들이 다가오고 대화를 시작한다. 한순간에 친해져버린 그들의 모습에서 엘라는 불길한 느낌을 받지만 그 이상의 조치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의 한 순간으로 치부했던 기차 내 상황이 애나가 실종되면서 엄청난 사건으로 전환된다. 당시 목격자였던 엘라의 이름이 유출되고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온갖 비난을 받게 된다. 그것도 모자라 엘라는 협박 내용이 담겨져 있는 익명의 검은 색 카드를 받게 된다.

 

소설을 조금씩 읽으면서 실종된 애나의 친구인 세라, 애나와 세라를 목격한 엘라, 그리고 애나의 가족들까지 모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건을 복잡해져간다. 현실에서 뉴스 하나로 접하게 되는 사건은 매우 단순해보이지만 실상을 파헤쳐보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거짓과 비밀이 거미줄처럼 얽혀져있을 것이다. 그 복잡한 미로 속에서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배신을 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의 저자인 테레사 드리스콜은 뉴스 앵커로 활동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그 일을 하면서 저자는 하나의 범죄가 연관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쥐고 흔드는 현상을 자주 목격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경험에서 탄생된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의심이 아니라 보다 이성적인 시선으로 사건 자체를 바라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출판사 측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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