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진정한 가족이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건가요, <목요일의 아이>

 

어릴 때 학교 수업에서 배운 가족의 기본 개념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탄생된 집단이었다. 누군가를 만나서 법적, 사회적 제도 안으로 들어오고 아이를 낳아 양육을 하는 것이 가족의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생각되었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주변을 돌아보면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띤 가족들의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혼을 하고 한 부모만 자녀를 키우는 가정, 재혼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가정, 결혼을 했지만 자녀는 낳지 않기로 선택한 가정 등 다양한 가족들이 존재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마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세밀한 시선으로 접근한 소설들로 다양한 상들을 수상한 시게마쓰 기요시의 이 소설 [목요일의 아이]는 독자들에게 오늘날 가족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다.

 

독신을 선호하던 주인공 시미즈 요시아키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계약직 직원 가나에와 인연이 닿아 결혼을 하게 된다. 가나에에게는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중학생 아들 하루히코가 있었고, 세 사람은 한 가족이 된다. 시미즈 가족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뉴타운 아사히가오카로 이사를 오게 되고, 그때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사실 이 지역 중학교에는 7년 전 끔찍한 동급생 독살사건이 발생했었던 과거의 상처가 있었다. 문제는 시미지의 양아들인 하루히코가 이 사건의 범인이었던 우에다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은 물론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졌던 흉악범죄의 범죄자와 자식이 닮았다는 말을 그냥 지나가는 소리로 흘릴 부모는 별로 없을 것이다. 시미즈도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선생님들의 확인까지 받게 되자 점점 이 문제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한 달 전에 범인 우에다가 소년원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 지역 사람들은 점점 엄습해오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 공포는 현실이 되어 시미즈 가족 주변에서 끔찍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점점 더 자신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두려움을 시미즈는 느끼게 된다. 수세에 몰린 시미즈와 그의 가족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는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 알 수 있다.

 


작가는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한 서스펜스와 이제 막 한 집에서 살게 된 가족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섞여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직접 아이를 낳지 않은 부부들을 의아한 시선을 쳐다봤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진정한 가족이란 단순히 혈연이나 법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고 챙기는 관계에서 탄생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친부모 또는 친자녀라고 할지라도 방치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정한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주인공 시미즈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겪으면서 하루히코의 진정한 아버지이자 한 가족이 되기 위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단순한 미스터리의 벽을 넘어 인간과 사회가 가진 어두운 부분을 건드리고 있는 작가의 세계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 출판사 측으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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