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20대 초반에 [오늘 밤 안녕을]이란 데뷔작으로 작가 마이클 코리타는 신성의 자리에 단숨에 올랐다. 그에게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는 없었고, 굵직한 두 개의 시리즈를 포함한 여러 권의 스릴러 소설들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링컨 페리 시리즈 첫 작품인 [오늘 밤 안녕을]을 포함한 몇 개의 소설들이 번역 출간되었지만 안타깝게도 5년 넘게 별다른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었다. 그 와중에 반갑게도 헐리웃의 초특급 인기 스타이자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의 새로운 작품이 바로 마이클 코리타 작가의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신작 영화가 개봉을 하면 자연스럽게 국내 출간되는 것이 보통인데, 아주 오랜만에 마이클 코리타의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 소설에 눈길이 갔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호기심을 강렬히 자극하는 제목이었다. 스릴러 장르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영화, 드라마 그리고 소설에서 제목이 가져다주는 힘은 상당하다. 작가라면 당연히 제목을 지을 때 고심을 할 것이고,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라는 문구는 원제나 한역 두 개 모두 스릴러 소설 제목으로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첫 장을 읽기도 전에 벌써 주인공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누구이며, 또 왜 그런가를 궁금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열네 살 소년이 채석장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물속에 잠겨있던 한 남자의 시체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눈보라를 꿰뚫고 전문 경호원인 제이미가 산장에 있던 이선과 앨리슨 커플을 찾아오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사실 이선은 공군에서 생존 기술 교관으로 오래 활동한 경력의 소유자였고, 현재는 몬태나 산골에서 청소년 갱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제이미는 이선에게 사건의 목격자인 소년 코너를 프로그램에 넣어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 먼 길을 온 것이었다. 여기에서 문제는 그 소년을 죽이기 위해 전문 킬러들인 잭과 패트릭 형제가 뒤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흥미롭게도 산 속에서 소년 코너가 또 다른 주요 캐릭터인 해나를 만나는 것은 중반부 지점이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는 산림 소방대원 해나 역할을 안젤리나 졸리가 맡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녀의 비중이 작품 속에서보다 훨씬 더 커졌을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사실 소설만 읽은 입장에서는 킬러 형제나 해나보다도 오히려 이선과 앨리슨 커플이 굉장히 매력 있게 다가왔다. 보통 추격을 테마로 한 스릴러 장르에서는 추격을 당하는 쪽과 추격하는 쪽을 양분해서 비중을 두는데 이렇게 삼각형 구도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거대한 산불로 목격자 소년을 옮아 매려는 추격자들의 집착과 그 소년을 도우려는 이들의 기지가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간만에 만났던 마이클 코리타의 작품은 실망시키지 않았으며, 그의 또 다른 출간 작품을 읽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