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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틸러 Love Stealer
스탠 패리시 지음, 정윤희 옮김 / 위북 / 2021년 3월
평점 :

영화 장르 중에서 하이스트 필름 또는 케이퍼 무비라는 하위 장르가 있는데, 쉽게 말해서 돈이나 보석 등을 훔치는 범죄자들 이야기이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오션스 일레븐〉, 국내 영화에서는 〈도둑들〉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현실에서는 엄연히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나쁜 악당들이지만 영화라는 장르 안에서는 묘한 쾌감이나 긴장감을 느끼게 해준다. 미국의 차세대 범죄 스릴러 작가로 거론된다는 스탠 패리스의 이 소설 역시 그런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부분을 꼽자면 역시 미국 라스베가스의 명품 보석 매장인 그라프에서 오토바이 강도단들이 금고를 털고 나오는 프롤로그일 것이다. 20여 쪽 분량 내에서 다양한 인물들과 공간이 소개되고 그런 부분들이 결국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빠른 속도감으로 써내려갔다. 이 프롤로그만 보면 마치 범죄 영화나 수사물 미드의 오프닝 장면이 저절로 상상된다. 그만큼 작가가 이 소설의 프롤로그에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썼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의외였던 부분은 프롤로그 직후부터 전개되는 이야기는 제목과 시작 부분에서 예상치 못했던 내용들이었다는 점이다. 치료 모임에서 알렉스와 다이앤이라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둘 사이의 로맨스가 펼쳐지게 된다. 비로소 이 작품의 원제가 어째서 〈Love and theft〉이였는지 깨닫게 되는 지점이었다. 두 사람의 자녀들 그리고 알렉스의 주변 인물들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케이퍼 무비의 한 장면과 같은 프롤로그를 확장시켜나갔으면 더 좋았을 작품이지만 로맨스와 범죄물이 적절하게 섞인 소설이 취향이라면 이 작품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