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경제학 - 폴 새뮤얼슨의 20세기 경제학을 박물관으로 보내버린 21세기 경제학 교과서
케이트 레이워스 지음, 홍기빈 옮김 / 학고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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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글로벌 위기가 가져온 여러 가지 변화들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신 자유주의 시스템의 맹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점이다. 20세기 중후반 강대국의 초고도 성장을 이끌어낸 이 경제 시스템은 부의 균등이 아닌 양극화를 불러 일으키며 중산층과 서민들의 불신을 불러 일으켰다. 분노한 시민들은 금융 도심지에 뛰쳐 나와서 시위를 하며 새로운 시스템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시위의 현장이 지나가고 2018년 크게 변한 것은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지구 상에서는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자연이 파괴되며 지구 환경이 극심하게 오염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이기심과 돈에 대한 탐욕은 과거의 경제학 이론들이 궁극적인 인류의 행복과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런 시기에 옥스퍼드 대학교 환경 변화 연구소 연구원인 캐이트 레이워스가 쓴 이 책 [도넛 경제학]은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류에게 행복하고 공정한 삶의 기회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실패한 20세기 경제학 이론들을 대신할 새로운 경제학 이론들이다. 


 인류의 삶에서 그리고 이 지구 상에서 경제라는 개념을 제외시킬 수는 없지만, 제대로 된 경제 시스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어보인다. 그동안 대학교 경영, 경제학 수업의 전공 도서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경제학 이론들은 이미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최근 들어서 전 세계 대학생들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낡은 경제학 이론이 아닌 새로운 개념 새로운 대안의 경제학 이론들을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들끓는 지적 욕구들을 채울 수 있는 경제학 이론들을 소개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당당하고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도넛 이론이라는 경제학 이론을 알려주고 있는 저자의 패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생태적인 한계를 기준으로 하는 바깥 고리와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사회적 기초가 기준이 되는 안쪽 고리 그 사이에 우리가 누려야 하는 최적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도넛 모양이 바탕이 된 이 이론의 핵심은 안과 밖을 이루는 두 가지 고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붕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들을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고 현실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경제 관념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197~80년대 초고도 성장을 이룩한 우리 부모님 세대의 삶의 모토는 바로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GDP가 상승한다고 해서 우리의 행복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자녀 세대들이 알게 되었다. 자녀 세대들에게는 단순히 수입과 소비로 이루어진 경제 관념이 아닌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생각들이 필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경제학자들이 솔선수범해서 그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대한 판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거대한 판을 만들수 있도록 해주는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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