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도시 이야기 - 상 - 베네치아공화국 1천년의 메시지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시오노 나나미 지음, 정도영 옮김 / 한길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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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이라도 베네치아를 방문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베네치아는 유럽 최고의 도시였다. 베네치아에서 여행하는 내내 그 도시 전체가 꿈꾸고 있는 듯했으며, 나는 그 꿈 속을 걸어다니는 듯 했던 것이다. 아직도, '베네치아'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는 여왕의 매력, 그 전성기에는 얼마나 대단했을까. 작가도 이 매력에 푹 빠졌음이 분명하다. 정말로 작은 도시국가로서, 한 시대를 호령했고, 또한 쇠락해갔던 역사를 읽으면 검은 색 곤돌라(그 유래를 알게 되면 특히)가 정말로 쓸쓸해 보인다.

해피엔딩이 즐겁긴 하지만, 우리 가슴에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오히려 비극이다. 아름다운 여자가 행복하게 잘 사는 것보다, 그 여자가 비극에 빠지고 몰락하는 것만큼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이 베네치아의 역사도 너무나 가슴깊이 아리게 파고든다. 최선을 다했고, 현명했으며, 용감했던 한 여전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듯.
그러나 쇠락한 현재의 베네치아 역시 넋을 빼앗길 만큼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을 덧붙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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