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탄생 비룡소 그래픽노블
안네테 헤어초크 지음, 카트린 클란테 그림,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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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2017 독일 청소년 문학상 후보

* 2017 독일 룩스 상

*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덴마크 문화 상

* 핑 상 ‘최고의 어린이 청소년 만화’

타인이 바라보는 나는 알쏭달쏭해.

도대체 알 수 없는 ‘나’라는 존재의 궁금증!

열두 살 비올라는 '존재 없음'에서 '존재 있음'이 될까?

“탁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늘 쓸 데가 있으니까.”

 

이랬다저랬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잘 모른다고 소리치며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알고 싶었던 사춘기. 잘하는 것도 없고, 예쁘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의 평가도 제각각이다. 나에 대해 알기도 벅찬데 별안간 새엄마와 남동생, 또 새아빠가 생기는 복잡한 현실이다. 1학년 때에는 5학년 정도 되면 어른처럼 모두 다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비올라는 오리무중이다.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

 

'고민은 그만! 보이지 않는 내면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아무도 내 진짜 모습에 관심이 없는 걸.' 예상대로 멋지게 차려입고 보이는 겉모습에만 집중하니 금방 효과가 나타났다. 비올라는 단숨에 ‘인싸’로 인식된다. 하지만 멋져 보였던 인싸 안에서도 그들과 다른 마음이 꿈틀대며 요동쳤다. 따돌림당하는 아이와 함께 있어주고 싶은 마음의 목소리를 따르면 다시 ‘아싸’의 세상으로 밀려나기에 선택은 늘 갈팡질팡이다. 누군가 나 대신 해답을 준다면 좋을 텐데! 새로 산 풍선이 예쁜 시간은 아주 짧다. 금세 바람이 빠지고 쭈글쭈글 힘이 빠진다. 비올라는 풍선이 날다 바람이 빠져 떨어졌을 때, 쭈글쭈글 못생긴 풍선을 눈여겨보고 쪽지를 읽어 줄 누군가에게 쪽지를 적어 보낸다.

 

‘반짝거리던 반딧불이를 잡아 병에 넣으니 곧 빛을 잃고 죽었어. 난 스스로 자유롭게 빛나야 해.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찾아가고, 내 안의 꿈틀대는 욕망과 광광 거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쿵쾅대는 심장 깊숙한 곳, 그곳엔 또 다른 아이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었어. 이건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더니 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내가 만약’ 슈퍼 영웅이 된다면! 내가 만약 유명한 가수가 된다면! 또 내가 만약....' 문득 할아버지가 늘 쓸 데가 많은 탁자를 만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누군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는 것이었다.

 

껍질 속에서 숨죽여 살던 애벌레는 스스로 걸어 나와야 할 때가 되었어. 껍데기 밖으로 나오면 멋진 나비의 날개가 펼쳐질까? 그리고 지긋지긋한 존재의 물음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껍데기 밖은 완전히 다른 세상일까? 그런데 말이야. 껍데기를 부수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어. 좀 더 모험을 해 봐. 그럼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거야.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따라 내 모습을 정의 내리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할까. 움직일 수 없는 종이 인형에 입힐 수 있는 옷은 모두 같은 자세일 수밖에 없다.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화려하고 멋져 보이지만 나로 살 수 없다. 파티 복장으로 나무 위를 오르는 비올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껍데기를 뚫고 나온 나비는 또 다른 나비를 만나 인생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나는 늘 새롭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 또한 늘 쓸 데가 있다. 환영합니다. 당신의 탄생을!

뭘 변화시키고 싶으면 길이나 비켜.

그것만 해도 큰 변화니까.

그다음에도 무언가 하고 싶다면

늘 쓸 데가 많은 탁자를 만들어.

함께 앉아 이야기 나눌 진짜 친구가 찾아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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