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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 농부 시인이 들려주는 ㅣ 천천히 읽는 책 58
서정홍 지음, 김지현.서와 사진 / 현북스 / 2022년 9월
평점 :
현북스 천천히 읽는 책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17년째 산골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시인 서정홍 작가가 20년 동안 학생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적은 책이라고 해요. 표지만 볼 때는 정겨운 농촌 이야기를 담은 서정적인 책이겠거니 하고 마음 편히 가볍게 들었는데 보고 나서는 진심으로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서정홍 작가는 농사짓는 틈틈이 시를 쓰고 학교와 도서관에 강연도 다니신데요. 저는 한평 남짓한 작은 텃밭을 가꾸는데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아야 함을 매년 실패하며 경험하고 있어요. 하물며 전문 농사꾼이 강연을 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저자는 '곡식 농사' 만큼이나 '사람 농사'도 중요하기에 늘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어요.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어요.
1부. 살맛 나게 하는 사람들
2부. 고루고루 잘 살 수 있게
3부. 우리가 꿈꾸는 세상
각 타이틀에서 느껴지듯 이야기의 모든 것이 '기후 위기'를 직접 겪고 있는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요.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읽기 편하게 큰 글씨로 구성하고 시골마을의 정겨운 모습이 삽화로 가득 들어있어요.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문구는 초록색이나 빨간색 글씨로 표기해 줘 각 꼭지에서 전하고픈 주제를 알려줘요. 한 번 읽고 난 후 다시 읽을 때 이 부분만 읽어도 이야기가 다시 떠오를 것 같아요.
내가 직접 먹을 것을 재배하기에 화학비료나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거름을 만들어 사용하고, 흙에서 나온 농작물은 크기에 상관없이 골고루 그 쓰임을 찾고, 그 일에 감사와 자부심을 느끼며 농부의 삶을 자랑으로 여겨요.
경제 성장이 불러온 도시화와 공업의 발달은 농업을 푸대접하기 시작했고 청년들은 시골을 떠나 도시로 몰려갔어요. 도시는 땅도 집도 부족해서 계속 문제가 생기고, 농촌은 일할 사람이 없어 문제가 생겼어요. 사람은 본디 자기 땅에서 나온 것들을 먹고살아야 하는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 농산물을 수입하는데 수많은 탄소 발자국을 만들어요. 먹거리가 서구화되니 육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 집에서 풀어 키우던 가축들은 공장 같은 철망 안에서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죠.
도시화, 공업화는 땅을 없애 아스팔트를 만들어내요. 기후 변화는 이제 기후 위기를 맞아 매년 역대급 자연재해를 맞이해요. 이미 이루어 낸 것이 많은데 여전히 경제 불안정으로 경제 성장만 부르짖는 나라에서 살고 있기에 농업은 여전히 등한시하고, 먹거리는 더욱 소중한 가치가 되고 있어요. 자연을 보호해야 사람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두 번째 지구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 나눠요.
지금을 살아가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국회에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사람,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현실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매년 격해지는 자연재해들은 기후 위기가 불러온 재앙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인간들의 이기적인 도시화와 공업화가 불러온 '인재'잖아요.
책을 읽고나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전기나 가스, 난방 등의 에너지 절약은 계속하고, 분리수거를 잘 하고 사용하는 물품을 줄여 간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의 생활을 추구해야겠어요. 그리고 텃밭에 좀 더 진심으로 마음을 기울여 내 식구들 먹거리를 해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은 아이들이 어려 자주 자리를 비울 수 없기에 가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좀 더 부지런을 떨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와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당장은 힘들고 불편할 수 있어요.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고, 차 타고 다니던 곳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게 되면 당연히 시간도 더 소요되고 몸도 힘들지요. 하지만 결국 그런 일은 나와 아이들을 위한 일이 될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아요.
현북스 천천히 읽는 책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로 매주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삶의 가치와 자연이 주는 감사함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직접 찾아 읽고 사랑받는 필독서가 되길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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