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과학철학
앨런 차머스 지음, 신일철 외 옮김 / 서광사 / 198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대 과학은 철학의 테두리 안에 원리를 바탕으로 한 연역 체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특정의 원리를 내세워 이로부터 내려가는 분파적 과학적 체계는 근대과학의 입장에서는 모순이다. 최상의 원리를 내세운 이러한 과학은 체계적이나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틀릴 확률이 더 많고 데카르트 시대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적 기법은 변하지 않았다. 물론 비슷한 시기의 갈릴레이는 자신이 직접 관찰을 통하여 자연스레 아리스토틀의 자연이 많은 부분 틀렸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여러 관찰들을 토대로 어떤 법칙에 도달하는 것을 귀납이라 하는데 귀납의 시작은 고로 근대과학 이후이다. 베이컨은 처음으로 실험을 주장하고 관찰과 귀납이 과학적 방법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를 소박한 귀납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러한 단순 언명으로는 귀납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흄은 귀납에 대한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철학자로서 귀납적 추론이 원인과 결과에 의한 추론에 근거하더라도 그것이 맞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 귀납 논증의 결론은 근본적으로 항상 거짓이 될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귀납은 관찰이 수반되고 이를 바탕으로 법칙이 파생되는데 소위 관찰언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언명은 무제한적이기 때문에 비록 관찰언명의 수가 증가하더라도 참일 확률은 보편언명이 항상 무한대이므로 0일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소위 개연적 참을 확률로서 제시하는 것이나 이 또한 직관으로부터 결별하는 결과를 도출하며 과학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상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는 과학적 법칙이 수많은 관찰 결과들의 바탕 위에 어떤 직관적 행위가 덧붙여 나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고로 귀납 원리의 합리화를 위해 세련된 논증이 필요한 것은 자명하다.
   
귀납주의 외에 다른 과학적 방법론을 논하기 위해 방향을 달리해보자. 우선 과학적 일반화가 참이라는 결론은 불가하다. 그러나 어느 특정 일반화가 거짓이라는 논증이 가능하면 과학적 방법에서의 논증이 진보된 것이 아닐까? 특히 어떤 이론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반증 가능성은 이론의 과학성에 대해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과학적 방법으로서의 반증이라는 무기는 과학은 문제에서 출발하는데 문제 해결을 위하여 반증 가능한 가설을 내어 놓고 이러한 반증이 계속되어 과학은 진보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반증주의는 귀납주의와 함께 과학적 방법론에서 큰 위치를 차지한다.
    
방법론도 중요하지만 과학과 비과학을 비교하는 측면에서의 논쟁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합리주의, 상대주의 및 객관주의로 나누어질 수 있다. 합리주의는 과학 이론에 보편적 기준이 있다고 믿는다. 이에 비해 상대주의는 그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다. ,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 기준 대신에 과학 이론의 맞고 틀리고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보다시피 과학의 방법론이 완전히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이를 매우 강하게 주장한 파이어아벤트는 어떻게 해도 좋다를 주장함으로 귀납과 반증주의를 반박한다. , 그는 과학이 보편적인 규칙에 따라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한다. 포괄적으로 그가 맞다. 다만 방법론에 대한 비판일 뿐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의 또 다른 논증인 불가공약성은 어떤 의미에서 맞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다. 불가공약성이라 함은 만약 경쟁관계에 있는 두 이론에 대해 논리적인  비교가 불가능함을 일컫는다. 그는 예로 뉴턴역학과 상대론은 서로 공약불가능의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틀린 것이다. 특수상대론은 뉴턴역학을 포함하는 관계로서 서로 논리적으로 비교 불가능하지 않다. 그의 과학에 대한 지식이 필연적으로 다른 지식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과학철학에 대해 포괄적으로 잘 정리한 책, ‘현대의 과학철학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