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폐허에서 - 저항과 재건의 아시아 근대사
판카지 미슈라 지음,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홉스봄은 그의 극단의 시대에서 2차 세계대전은 왜 일어났는가를 반문하며 모른다라고 단정 진다. 물론 히틀러라고 단순하게 그는 표현하지만 그의 뜻은 역사를 평가할 때 관점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를 수 있음을 얘기한 것이다. 그의 책이나 세계 제국사등은 서구의 관점에서 써진 것이 맞다. , 제국의 팽창의 원인이든 열강을 논하든 서구의 입장, , 행하는 자의 편에서의 입장인 것이다. 그러므로 저항의 정당성은 최소화된다.

만약 당하는 자의 입장에서 지내온 역사를 평가하라면 그 내용이 매우 달라질 것이 틀림없다. 더군다나 20세기를 조망하는데 아시아 입장에서 조망하는 것과 한반도 입장에서 조명하는 것은 또 다를 수가 있고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도 또한 천차만별일 것은 뻔하다. 역사는 그래서 평가가 역동적이고 민주적이다.

당했던 아시아의 입장에서 써진 책이 바로 제국의 폐허에서이다. 자자는 인도인인 것 같고 매우 잘 준비되고 체계적으로 자기주장을 편 수준 높은 저작이다. 머리말에 이미 그는 1905년 일본 함대가 러시아 함대를 격파한 러일전쟁의 승리를 모든 아시아의 지식인들은 축하해 마지않았는 것이 서구의 압제 하에 식민지를 겪는 동양의 대부분 나라들에게 아시아가 서구를 격파한 놀라운 격려의 일로서 찬사를 듣는 것이었다. 물론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받기 시작한 우리야 그게 반가울 리는 전혀 없었을 게다. 다만 서구의 동양 침탈은 이미 오래전부터 뿌리박혀 있었다.

아시아권은 크게 중동, 인도, 극동과 동남아로 나뉘는데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짐작 가는 바와 같이 중동, 인도와 극동이다. 이집트, 오스만, 인도, 중국이 잃는 자들이고 이들이 어떻게 잃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저항하였는지 어떻게 저항의 임계점을 넘지 못했는지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행한 자인 일본은 어떻게 다른 아시아권과 달라서 전후 어느 일본 사상가가 지적했듯이 제국의 흉내를 내게 되었는지를 매우 잘 준비된 수많은 자료와 그 체계를 통해 보여준다.

느닷없이 들어온 서구의 아시아로의 침탈은 이미 19세기 초부터 시작되었다. 인도와 이집트는 이미 종속되었고 오스만은 명목상이나마 나라이나 서구의 나쁜 기운의 영향권에 이미 들어간 지 오래였던 것이다. 19세기 중반 이후 서서히 서구는 극동에도 발 담그는 행위로서 그들의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중국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모습과 일본이 교묘히 침탈을 피해 가면서 그들의 국력을 키워나가게 된 이유를 자세히 그려내는데 내가 판단하기로 중국은 적어도 18, 19세기에도 지속된 평화와 유럽보다 잘 사는 방대한 나라로서 중화라는 교만의 습성이 패착을 일으킨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떤가? 이게 우리들이 배운 일본 역사와 좀 다를 수 있는데 본래부터 적어도 우리보다는 경제적으로 잘 살아왔던 것 같고 중국처럼 교만에 빠질 만큼 나라가 크질 않고 더군다나 군국주의가 시작될 무렵에 자신들의 자위 방법이 메이지 유신으로 이어지고 구심점으로 천황을 내세우는 작업까지 아우른 결과가 아닌가 한다.

저자는 각 지역에서의 저항운동을 상징적 인물을 내세워 기술하는 방법을 동원하는데 중동에서의 알아프가니, 중국의 량치차오 그리고 인도의 평화주의자 타고르 등을 통해 작게는 자신의 나라 크게는 아시아권의 저항세력의 중심인물로 그리고 있다. 알아프가니는 처음 접하는 인물인데 이슬람 사회에서는 지금도 위인으로 칭송될 정도로 그 사회에서 반서구 저항 운동의 핵심 인물이라 한다. 량치차오의 개혁은 수구세력을 등에 업은 서태후에 의해 실패하게 되는데 만약 이게 성공하였다면 당시 후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이 다라져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개혁성은 서구적이고 애국적이다. 1905년의 러일전쟁의 일본 승리에 찬사에 찬사를 시로서 표현한 타고르는 그의 말년에는 일본의 폐쇄적, 서구 모방적 군국주의에 반기를 든다.

사실 2차 세계대전 중의 일본의 중국 및 동남아 침략에서 벌인 행위는 극악적으로 저자는 매우 심한 비판을 가하고 아이러니하게 일본의 항복이 아시아의 여러 식민화된 나라들이 독립을 차례로 서구로부터 쟁취하게 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다. 그렇다. 이 책의 제목처럼 아시아는 제국이 휩쓸고 간 폐허의 주무대였을지도 모른다. 당했던 많은 나라건 행했던 한 나라건 아시아에서 잃은 것은 너무 많다.

잠깐잠깐씩 나오는 조선에 대한 얘기는 프랑스령이었던 베트남 얘기보다 적다. 한반도에서 잠깐 벗어나 아시아권에서 바라본 20세기 아시아의 역사도 그런 것이다. 단군 이래 제일 잘 산다는 작금의 우리, 과연 정신은 그만큼 따라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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