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 - 지금 그러거나, 그러고 싶거나, 그럴 수 있는 당신에게
윤신우 지음 / 예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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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급속도로 늘고 있음에도 여전히 차별이 만연하는 우리 사회에서 떳떳하고 밝게, 현명하게 살고 있는 싱글맘, 싱글대디의 삶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행복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고 싶었다.

 

담담하고 솔직하게 풀어놓는 이야기를 읽으며, 오히려 이 사람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결혼 생활 내내 힘들었다는 고백과 큰 딸이 대학생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미루어 보아 근 이십 년을 이렇게 살아냈다고 짐작해 보니, 역시나 시간이 약이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지은이를 꿋꿋하게 지탱해주는 역할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친구들 또한 한 몫 단단히 한 것 같다. 인복이 많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을 보며, 역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약이겠구나, 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문체는 시종일관 밝고 담담하지만 행간에는 어디 풀어놓지 못한 마음들이 묻어 있는 것 같았다.

 

“혹,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착각이다. / 취향과 특성, 인생관이 확연히 다른데 사람 욕심으로 붙들려고 하는 건 인생 낭비이다. / 쇼핑만 과소비가 있는 게 아니라 사람 관계도 과소비가 있다. 즉, 피해야 할 사람이기보다는 안 맞는 사람과의 관계에 욕심을 내는 오지랖을 줄여야 한다는 편이 더 맞겠다.”

 

이별이든 이혼이든 사별이든 어떤 헤어짐의 과정에서 사람으로 인해 아파본 사람에게는 새로운 만남에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외로움에 힘들어하며 사람에게 집착하기도 한다. 내 아이에게, 혹은 친구에게, 잠깐의 만남으로 마음을 준 이에게……. 한 번 만남에서 실패했기에 무조건 맞추려 하고, 무조건 자기 자신만을 탓하다가는 또 다른 실패가 되기 쉽다. 그렇기에 ‘사람 욕심’이라는 지은이의 말에 참 많이 공감이 갔다.

 

굳이 독자층을 싱글맘이나 싱글대디 같은 처지의 한부모 가족에게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맞벌이 가정이나 사춘기 아이들을 둔 가정, 부모 자식 간 갈등을 겪고 있는 가정에 두루 도움이 될 책이다. 싱글맘인 지은이의 가족은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하다. 전혀 특별하거나 비틀어지지 않았다. 다만 이들을, 한부모 가족을 비틀어서 바라보는 시각만이 있을 뿐. 이 책은 그런 비틀어진 시각을 가진 이들 손에 들려준 평형기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비틀어진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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