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읽다 - 세계의 도시 열다섯 곳에서 만나는 인간과 건축 이야기
장친난 지음, 양성희 옮김 / 안그라픽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도시의 근간은 길일까, 건물일까, 사람일까.

 

빗자루로 툭툭 걷어내는 거미줄 하나도 설계가 필요할 테고 그 나름대로 필요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을 텐데 하물며 인간이 이루어내는 도시라 하면 두 말 할 것도 없을 테지.

 

처음 책을 받을 때 다른 책들에 비해 가로 길이가 짧은 것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어차피 들어갈 내용이면 가볍고 종이 소비도 덜한 책이 절약한다는 면에서는 좋겠거니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조금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쫙 펼쳐지지도 않고 자꾸 덮이는 책장 하며, 좁은 폭으로 인해 세로 여백이 줄어 책을 손에 들고 읽기 답답하다. 재생지 사용에 여백을 줄인 이유는 충분히 이해를 하겠으나 읽을 때 불편하다는 점은 분명 개선해야 할 듯하다.

 

아무래도 저자가 중국인인 만큼 도입부에서는 중국, 그 중에서도 상하이에 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상하이라는 도시를 잘 모르는 한국인 독자가 읽기에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지만, 책의 전개상 미리 알고 있어야 할 정보라는 생각에 꼼꼼히 읽어 나갔다.

 

저자는 도시 설계나 건축 전문 서적이 아니라 그저 도시에, 건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여행기라고 소개한다. 확실히 책에 수록되어 있는 도시와 건물 사진을 보며 여행 관련 책을 읽을 때처럼 흥미진진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열다섯 도시를 소개하면서 건축 용어나 건축에 얽힌 역사, 건축학자들을 자세히 설명한다는 점에서 볼 때 건축 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이나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분명 유용한 책이 될 수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하지만 사진 한 장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를 길게 나열하고 말미에 그에 대한 감상 몇 줄을 보태고 끝이라는 점이 아쉽다. 일반인이 전문가에게서 자신이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에서 대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길 기대한다. 그 대상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어떤 특별한 사연을 담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그 대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등을 조금 더 자세히 실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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