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사라진 여인
아스트리트 로젠펠트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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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다락방에서 발견된 일기를 매개로 어느 유대인 집안 두 청년의 일대기를 그렸다는 책소개를 보자마자 <사라의 열쇠>란 작품이 떠올랐다. 세대를 넘나드는 역사적 희비극의 연결고리를 쫓는다는 점, 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을 그렸다는 점,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사라의 열쇠>과 많이 닮았다고 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사라의 열쇠>에서의 두 주인공은 여자인 반면 <아담의 사라진 여인>의 두 주인공은 남자라는 사실이다. 둘 다 여성 작가가 그려낸 작품이지만 주인공의 성에 따라 어떻게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지를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아무래도 이 책이 <사라의 열쇠>와 가장 다른 점은 사랑을 큰 줄기로 잡았다는 것이다. <사라의 열쇠>는 작품의 배경 자체를 말하고자 하지만, 이 책은 그 어려운 배경 안에서 펼쳐지는 사랑을 말하고자 한다. 외모와 말투 행동이 똑같으면서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정반대인 두 남자, 아담과 에드워드의 사랑을 통해.

 

“사람이 뭔가 쓰기 시작하는 이유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때문일까. 모든 것이 그냥 사라질 거라는 생각을 견딜 수 없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걸까.”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통해 어린 에드워드가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를 순진하면서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처음 책 소개를 통해 이 책을 알았을 때는 타티아네 드 로즈의 <사라의 열쇠>가 떠올랐지만, 책 속으로 들어갈수록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보였다. 좀 더 넓게 이야기하자면 아스트리트 로젠펠트에게서 무라카미 하루기를 보았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1인칭 시점에서 주변인들을 객관적으로 어찌 보면 냉소적인 시각으로까지 바라보면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방식, 그러면서 은근히 비꼬는 듯 풍자하는 방식이 닮았다고나 할까. 서글픈 환경묘사나 암울한 시대 상황을 덤덤한 듯 무심하게, 때로는 유머를 섞어 표현한 점이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놀랍게도 이 작품은 지은이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이 작품 하나로도 지은이의 미래가 어떠할지 앞으로의 작품이 어떠할지 짐작이 간다고 한다면 섣부른 판단일까. 어쨌든 나는 그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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