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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 - 청년 아우렐리우스의 제안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11월
평점 :
<명상록>이 정말 유명한 고전 책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용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그동안은 선뜻 읽을 엄두가 나진 않았다. 좋아하는 작가인 '기시미 이치로'가 명상록을 재해석한 책이라는 말에 관심이 생겼다. <명상록>은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하기 위해 수기로 적은 개인적 노트이다.
저자는 뇌경색을 진단받은 어머니가 병원에 머물러 있던 시기에 간병을 하면서 명상록을 읽게 되었고, 본인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을 집필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인간관계로 인해 고민이 많을 때, 삶이 힘들 때 꼭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명상록>을 꼽았다.
이 책은 총 4장, 그리고 특별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자아성찰에 관한 내용이다. 아우렐리우스가 자아 성찰을 열심히 했던 이유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잘못된 판단에서 자유로워지고 외부에서 생긴 번뇌에서도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우렐리우스는 진짜 불행한 것은 내 마음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불행의 원인을 종종 외부에서 찾았던 나의 모습을 많이 반성해 보게 되었다.
인간관계가 항상 어렵고 걱정이 많은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2장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협력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더라도 타인과 공생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의 잘못을 용서하고, 분노로부터 자유로워지라 말한다. 타인의 잘못은 무지에서 오는 것이고, 분노는 나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아우렐리우스가 강조한 것은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불안해하지도 말고 지금 여기, 현재를 충실히 살자는 것이다. 아우렐리우스는 비운에 쓰러지지 않고 미래를 생각하며 힘들어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 말한다. 종종 막연하게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해하곤 하는데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마음에 꼭 새기고 싶은 명언이다.
마지막으로 특별장에서 아우렐리우스의 인생론과 빗대어 저자의 삶에 대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은 사는 것 자체로도 가치가 있고, 타인에게 공헌할 수 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현재에 집중하며 '오늘'을 살라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죽음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봤고,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삶의 가치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 기록하진 못했지만 이 외에도 내 인생의 가치관으로 삼고 마음에 꼭 새겨놓고 싶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명상록이 왜 이토록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유명한 고전인지 깨달았다. 자칫 어려울 수 있고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는 고전 책을 저자의 시선을 통해 재해석하여 쉽게 이해하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힘들 때마다, 저자에게 조언을 얻고 싶을 때마다 두고두고 이 책을 꺼내 읽으며 힘을 얻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