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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최근 쇼펜하우어의 책이 인기이다. 작년 한 해에만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사람들이 그토록 쇼펜하우어에게 열광하는지 궁금해 읽어보고 싶었다.
쇼펜하우어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19세기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흔히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그는 도덕적이고 추상적인 고상한 말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를 주고 있다. 이 책을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오늘날 쇼펜하우어의 말이 꼭 필요한 이유는 현대인들이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을 겪으면서 과시적인 삶에 지쳐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목차는 part1. 나 자신을 위하여, part2. 처세에 관하여, part3. 인생에 관하여. 이렇게 총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part2.에서 chapter4.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내가 마음에 새겨놓고 실천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인상 깊었던 내용에 대해 조금 소개해 보자면 간혹 나와는 잘 맞지 않는 타인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느끼곤 하는데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아무리 보잘것없는 개성이라도 이것들은 자연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인일지라도 절대적으로 배격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 개성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라 말한다. 그들의 태도에 일희일비하며 화내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인내심을 기르라고 말한다.
또한 타인에게 너무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무조건 다정하게 대하지 말라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너그럽게 대하면 어린아이와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존대하고 냉정한 태도를 보여 친구를 잃는 일은 드물지만, 오히려 친절하고 너무 다정한 까닭에 친구를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또 초면인 상대에게 너무 호의적으로 대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대부분은 기대에 어긋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남의 결함을 들추는 것은 자기 자신을 탓하는 것도 된다', '남의 눈에 들어있는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에 들어있는 대들보는 보지 못하는가'라는 말이 있다. 너무 엄격한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려 하지 말고 타인에게 관대한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눈을 감아준다'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도 있다. 가령 "인간은 가장 가까운 친구의 불행에 대해서도 일종의 기쁨을 느낀다" 같은 문장들이다. 정신적인 우월은 타인에게 존경받을 수 없고 질투와 시기를 불러일으킨다는 말에 크게 공감되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남의 재능을 목격하면 오히려 거부감이나 시기심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허영심이 넘치면 진가를 찾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므로 타인에게 자랑하지 말라고 한다. 자기과시의 수단이 된 SNS가 발달한 요즘 시대를 마치 비판하는 듯했고 나 또한 뜨끔했다.
"말은 허영에 속하고 침묵은 지혜에 속한다"라는 말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고 싶은 순간이다.
chparter3.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 세상은 어디에나 불행이 가득 차 있고 어떤 사람의 한 생애가 행복했다는 것은 기쁨과 즐거움을 얼마나 누렸는가를 계산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고통을 얼마나 적게 느꼈느냐 하는 것이 척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행복'이란 단어에 큰 환상이 있는듯하다. 요즘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현대인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읽으며 행복이란 단어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행복하게 산다'라는 말은 '불행을 줄이고' '그럭저럭 살아간다'라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심한 불행에 빠지지 않으려면 엄청난 행복을 바라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를 보냈다면 오늘 하루 행복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찐 조언들이 담겨있다. 쇼펜하우어로부터 배운 삶의 철학을 내 삶에도 적용시켜 하나씩 실천해나가야겠다. 또 삶의 지혜를 얻고 싶을 때, 그리고 좀 더 나이가 들어서도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