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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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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철학과 교수인 제이슨 스탠리가 쓴 ‘우리와 그들의 정치’(솔출판사)를 읽었다. 부제가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로 되어 있는데, 실은 원제에서는 그 순서가 바뀌어져있다. 파시즘은 정말 역사의 유물로 사라진 정치제도인가?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다음 해인 2018년에 쓴 책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여러 나라의 과거와 현재의 정치상황을 읽게 되지만, 어느 순간 독자의 생각에 그 모든 것이 우리나라의 이야기로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 깜짝 놀라게 된다.
애써 숨기고자 하는 정치가들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추악한 이면의 작동원리를 드러내어 펼쳐 보인다.
왜 그렇게 정치가들이 태도가 표변하는 지에 대해서도 알게된다. 부정부패에 연류된 정치가가 왜 그렇게 당당한지도 알게된다.
그 동안 읽은 사회과학 관련 책 중에서 가장 많은 책갈피를 붙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거의 모든 페이지에 책갈피를 붙여가면서 읽었다.
현재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답답하고 의아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분들은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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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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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었던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을 읽게 되었다. 누구나 잘 아는 철학자나 학자들의 서적은 의무적으로라도 읽게 되지만 애써 찾아서 봐야만 하는 책이나 우연히 만나게 되는 책들도 있게 마련이다. 이 우신예찬은 나에게 후자에 속하는 경우이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페이지 수가 아주 크지 않아 내심 안심을 했다. 금방 읽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어 가면서 그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냥 빨리 읽기에는 내용이 너무 마음이 와 닿아서 진도가 빨리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빨리 읽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읽은 부분을 다시 한 번 더 읽곤 했었다.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들은 과거의 얘기라고 할 수 없다. 현재의 상황과 다름이 없다. 아니 오늘날 이데올로기에 의해 감추어져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이 책에서는 더 잘 드러내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우신예찬은 바로 오늘의 우리 모습에 대한 해설이고 풍자인 것이다. 도저히 5백년도 휠씬 전에 씌어진 책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신예찬에서는 각 주제별로 어리석은 사람이 현자보다 더 나은 이유에 대해서 유쾌하게 떠들썩하게 얘기를 늘어놓는다. 우정과 결혼에 대해서, 전쟁에 대해서, 의사와 법률가에 대해서, 시인과 수사학자에 대해서, 법률가와 철학자에 대해서, 군주와 교황에 대해서 신랄한 풍자를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관객석에 앉아 단상에서 종횡무진하는 우신의 단독 토크쇼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정신없이 책 속의 현란한 이야기 속에 빠져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결국 나와 내 주변과 TV에서 보게 되는 먼 나라의 이야기인 것을 알게 된다.

책은 손에 잡기 좋은 크기와 재질에 가벼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좋은 형태이다. 주석은 꼭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만 들어가 있어 너무 많거나 혹은 너무 적어서 독서를 방해하지 않았다. 잠시 시간을 내어 우신의 토크쇼에 한 번 빠질 것을 권한다. 끝으로 책출판과 관련해 쓴 편지에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들에게 살며시 다가가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재미를 더한 조언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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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모비딕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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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비 딕이 한 권 있었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읽으려고 하면 엄청난 두께와 읽기 쉽지 않은 전개(길 설명 등)로 앞부분에서 포기하고는 했다. 어느날 대학생 아들의 책상에 모비 딕이 있어서 물어보니 다 읽었다는 대답을 했다. 내심 독서로는 아들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무심코 하고 있었는 지, 아들도 읽었으니 나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모비 딕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어떻게 다 읽었다. 완독을 했지만 독서하는 즐거움을 느꼈다기 보다는 과제를 다 마친 홀가분함 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다시 모비 딕은 책장의 한쪽 구석에 꽂혀있게 되었다. 하지만 언뜻 책이 보일 때마다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계속 있었다.


그러던 차에 현대지성에서 모비 딕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이전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모비 딕에 대한 유명한 해설서를 도서관에서 2권이나 빌려서 읽었다. 책을 처음으로 읽는 거라면 선입견을 갖지 않기 위해 해설서나 소개서를 읽지 않겠지만,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으니 다시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해설서를 읽은 것이다.


책이 도착하여 보니 깔끔한 편집이 돋보였고, 들어가 있는 삽화도 이야기를 이해하고 읽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하단의 각주 글씨가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게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었다. 결국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 전자책도 병행해서 같이 읽었다.


현대지성에서 번역되어 나온 모비 딕은 문체가 자연스럽고 유려하여 읽으면서 전혀 부담이 없었다. 사건의 전개 부분이 아닌 고래와 당시 미국의 상황과 관련된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번역자의 작품에 대한 전문적이고 다양한 이해와 열정을 볼 수 있었다. 긴박한 순간에는 긴박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선과 악에 대한 번민 부분에서는 주인공이 느끼고 있는 딜레마를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새롭게 읽은 모비딕은 읽는 즐거움과 함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고민을 다시 던져 주었다. 모비딕을 처음으로 읽어보고 싶은 독자나 나처럼 모비딕을 읽는데 실패감을 느꼈던 독자에게 이번에 현대지성에서 번역되어 나온 모비 딕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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