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문체를 오랜만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뭔가 빠져들기는 하나 딱히 재밌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은 작품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가볍게 재미로 볼 소설은 절대 아니다.
철학적인 메시지가 짙은 2~3시간짜리 영화를 보던 중
엔딩 크레딧이 갑자기 올라가고,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한 없이 멍해지는 느낌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벽으로 둘러쌓인 도시란 걸 알았을 땐, 판타지 같고
평형 세계를 말했을 땐, 과학소설 같고
그림자가 분리된다는 걸 알았을 땐, 스릴러 같고
여름날 첫사랑에 대해 말할 땐, 로맨스 같은
복합적인 장르가 녹아있는 작품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지루할 틈 없이 빠져들었던 소설이었다.
아쉬운 점은 인물들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여전히 좋은데,
무엇하나 정말 책 제목처럼 불확실한 벽에 막혀있는 듯,
시원하게 그 사람들에 대해 정의 짓지 않는다.
일본 원서 제목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고 번역해 봐도
똑같이 나와서 더 감을 잡을 수 없는 내게는 난해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가끔 꿈을 꾸면 꿈속에 상대방이 이 사람이었다가 저 사람으로 갑작스럽게 바뀌는 꿈을 꿀 때가 있다.
딱 그런 느낌과 비슷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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