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3주째

어느 정도 일상회복을 하는 중이다.

나를 위해서 떠난다는 말이, 처음에는 포장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평정심을 어느 정도 되찾은 뒤에
그녀의 집안 사정과 여러 일을 객관적으로
생각해본 결과.

더이상 나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는 것과,
오랜 연애의 권태가 동시에 겹쳐서
너무나도 벅차서

전기가 갑자기 끊기듯 갑작스러운 이별을 나에게 준 것 같다.

나에게는 갑작스럽지만, 그녀에게는 몇 주 전부터 생각해온 이별일 수도 있으니 통보 뒤 5일 뒤에 잡았지만
그렇게 매정할 수 있었던 거겠지..

집 안에 있는 우리의 물건들을 하나씩 버려볼까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그 어느 것도 버리지 못한 채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그대로 그 자리에

이 물건들과 같이 내 마음도 아무런 미동 없이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그대로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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