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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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 제목에서 보면 다양한 법률관련 사건들을 다루고 있을 것 같지만 책은 장장 400 페이지에 달하는데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은 단 하나이다. 법에 무지한 나는 이 사실을 안 순간부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지, 이해는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또 읽다보니 법에 대한 무지로의 답답함 보다는 이 사건을 통해 알게 되는 우리나라의 사법현실과 그 실태로 인한 답답함이 커졌고 급기야는 책을 읽고 싶지 않아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 사건의 결과가 보였기 때문이다. 권선징악을 좋아하는 나인데 국가의 법을 수호한다는 검사와 판사들의 행태를 보니, ‘, 권선징악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거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서 400페이지에 걸쳐 부동산 광풍이 불던 때 한 마을에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부동산과 관련하여 계약당사자의 아들이 소송을 하기까지에 얽힌 사실관계와 이 책의 저자인 해당 사건의 변호사가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끌어온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부동산 매매 계약서 등 다양한 해당 사건 관련 다양한 서류의 사본을 책 중간 중간에 넣어 설명을 돕고 있다. 또한 사건에 대한 판사의 판결에 대해 조목조목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달아 판결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법에 관한 특히나 이런 민사사건에 관해서는 손톱만큼의 지식도 없는 내가 보기에도 증거의 불충분과 증인의 위증 등이 왜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인지 정말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정말 대기업 앞에서는 기본적인 법리조차 무시될 수 있는 나라인 것일까.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검사들의 변호인을 대하는 태도는 정말 특권의식에 빠져있는 몇몇 검사들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이런 형사소송법 포함 국민의 기본권 등 다양한 국민의 권리가 지켜지고 있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특히나 이런 거대한 대기업을 상대로 혹은 국가를 상대로 말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로스쿨이 있고 이를 통해 많은 법조인들이 탄생하고 있다. 사법고시가 존재하던, 물론 아직도 존재하지만, 사법고시의 병폐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10년이나 소송을 담당하며 검사의 말도 안 되는 의심과 모욕에도 그리고 답답한 현실에도 끝까지 싸운 담당 변호사이자 책의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런 양심있는 변호사 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독자로서는 여러 번 사용되는 또는 사건에 있어 중요한 법리를 말하는 용어들은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각주를 달 거나 책의 뒤편에라도 설명을 덧붙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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