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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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독자: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해 본 적 있는 분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화염> - 와즈디 무아와드

💬 친족 성폭행 피해자,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에이즈 환자, 내전 중 학살과 강간을 당한 콩고의 여자들, 거리의 노숙자… 어디서도 좀처럼 들어주지 않는 고통을 불러내어 증언한다. 그들의 슬픔을 껴안고 춤을 추자고 말하는 책이다.

그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성큼 다가온다.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다. 우리에게는 단절을 끝내고 현실을 마주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에세이 같기도, 시 같기도, 저널리즘 같기도 하다. 이브 엔슬러만이 쓸 수 있는 강력한 글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가 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투쟁에 임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여러분에게 이렇게 부탁한다. 내가 먼 부카부 판지 병원에서 그랬듯 당신도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를, 마음을 열어주기를, 함께 분노하고 구역질해 주기를.

▪️ 누공이 있는 환자들로 붐비는 판지 병원에는 소변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누공은 질과 방광 사이 조직에 난 구멍이다. 강간 혹은 질 내 거친 도구의 삽입으로 인해 생긴 구멍. 그녀의 몸에 뻥 뚫린 구멍. 영혼에 새겨진 구멍. 그녀의 자부심과 자신감, 정신과 빛과 소변이 새는 구멍.

▪️ 나는 이 같은 글을 20년째 쓰고 있다. 그동안 자료, 거리두기, 열정, 호소, 절망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았다. 고통에 찬 이들의 울부짖음을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지금, 우리에게 과연 시대에 걸맞은 언어가 있기는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하지만 저는 투쟁하지 않는 제가 어떻게 변할지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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