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필사 노트
박경리 지음, 유선경 엮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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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는 책으로도 보고 드라마로도 봐서 그런지 저에게 있어 무척이나 익숙한 작품인데요. 익숙하지만 아직도 그 의미를 하나하나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토지라는 작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토지 필사 노트로 토지 속 구절 필사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요.


토지 필사 노트는 토지 1권부터 20권을 한 권에 담았다고 하더라고요.

책의 서문을 읽는데 이런 구절이 있더라고요.

너무 공감되고 좋아서 한번 옮겨와봤어요.

만약 누군가 토지를 한 줄로 정의해 보라고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대하소설은 영원히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요.

단서를 붙여도 상관없겠습니다.

"제아무리 천재적인 작가라 할지라도."

작품은 작가의 의식·무의식과 떼어놓을 수 없는데 그 의식·무의식은 작가가 경험한 시대에 뿌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토지에는 세 개의 시대가 흐릅니다.

첫 번째는 작품의 시대 배경인 1894년 갑오농민전쟁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두 번째는 집필 기간인 1969년부터 1994년 8월 15일까지, 세 번째는 독자가 토지를 읽는 현재, 지금 이 순간입니다.


저는 토지가 이야기하고 있는 시대 배경에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대의 정서를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기에, 그래서 토지 필사노트 속 구절을 한 자 한 자 적어보며 토지 속의 시간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토지 필사노트는 꼭 필요한 구절로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47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는 그 첫번째 1897년의 한가위부터 적어보았어요.

1897년이면 100년도 더 전 이야기인데, 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떤 꿈을 꾸었고, 어떤 희망을 가지고 어떤 사랑을 했을까요??


1897년은 고종이 환구단에서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꾸어 선포한 해라고 하는데요.



토지가 표현하는 1897년의 한가위는 어떤지 궁금한 마음에 직접 필사해보았어요.



① 『서序』에서 1897년의 한가위


1897년의 한가위.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 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어른들은 해가 중천에서 좀 기울어질 무렵이라야, 차례를 치러야 했고 성묘를 해야 했고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다 보면 한나절은 넘는다. 이때부터 타작마당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들뜨기 시작하고-남정네 노인들보다 아낙들의 채비는 아무래도 더디어지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식구들 시중에 음식 간수를 끝내어도 제 자신의 치장이 남아 있었으니까. 이 바람에 고개에 무거운 벼이삭이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들판에서는, 마음 놓은 새떼들이 모여들어 풍성한 향연을 벌인다.


"후우이이-요놈의 새떼들아!"

극성스럽게 새를 쫓던 할망구는 와삭와삭 풀밭이 선 출입옷으로 갈아입고 타작마당에서 굿을 보고 있을 것이다. 추석은 마을의 남녀 노유, 사람들에게뿐만 아니라 강아지나 돼지나 소나 말이나 새들에게, 시궁창을 드나드는 쥐 새끼까지 포식의 날인가 보다.

빠른 장단의 꽹과리 소리, 느린 장단의 둔중한 여음으로 울려퍼지는 징 소리는 타작마당과 거리가 먼 최참판댁 사랑에서는 흐느낌같이 슬프게 들려온다. 농부들은 지금 꽃 달린 고깔을 흔들면서 신명을 내고 괴롭고 한스러운 일상日常을 잊으며 굿놀이에 열중하고 있을 것이다.

최참판댁에서 섭섭잖게 전곡錢穀이 나갔고, 풍년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실한 평작임엔 틀림이 없을 것인즉 모처럼 허리끈을 풀어놓고 쌀밥에 식구들은 배를 두드렸을 테니 하루의 근심은 잊을 만했을 것이다.


(1권, 28~29쪽)


토지 필사노트를 한 자 한 자 적어가면서

책에서 드라마에서 봤던 토지 속 장면들을

하나하나 계속 떠올려보았는데요.

이 때를 상상하며 적어나갔더니 필사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이렇게 토지라는 작품을 떠올리면서 주제 하나하나를 빼곡빼곡 채워나가보려고요.

힘을 내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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