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먹었다 -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았던 내 인생
김양미 지음 / 헤르츠나인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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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렸다.

세 번째다.

너무 바빴는데, 엎어져 쉬어 가기로 한다

때마침 내게로 온 이 책이 나의 투병 메이트다.

고개 끄덕끄덕 눈물도 쏙 빼고 훌쩍이며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후속편 원하는 것처럼 아쉬웠다.



작가

이력이 특이했다. 여러 가지 직업을 거치고

삶을 녹여내는 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시는.

늘 마음만 먹고 어느 한 곳에 원고 하나 보내지

않고 있는 머릿속 작가 지망생인 나는

참으로 부끄럽다.



목차

제목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진짜 궁금해

먼저 넘어가 읽고 싶은 챕터가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먼저 그렇게 읽어도 상관없어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읽어도 좋을 듯




 

-내용 엿보기-

요즘처럼 흉흉한 세상에서 대학생 여자 혼자

남자만 그득한 절에서 일 년 남짓을 지내겠다 하면

다들 미쳤다고 얘기할 것이다.

물론 그 시절에도 다르지 않았겠지만,

작가분은 무척이나 운이 좋아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더해진 것 같다.

훈훈한 만화나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들이

모여 있는 첩첩산중 암자라니...

작가는 대체 왜 대학을 다니다가 홀로 가출해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절로 가서 혼자

고립된 생활을 했던 것일까?

궁금했던 사건은 책을 읽을수록 의문점이 풀린다.



 



작가의 책에는 본인의 이야기

언니, 오빠, 어머니,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들

그리고 순간 스쳐간 타인들의 이야기까지

맛있게 버무려져 있었다.

어찌나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던지.

같은 냥 집사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연로하신 부모님들 둔 자녀로서

2남 2녀의 형제를 둔 맏이로서 읽으면서

공감되어 가슴이 찡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는 지금

떠나보낸 어머니께 더 잘해 드리지 못함을

후회하는 그녀의 글에서 가깝게 더 자주

모시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졌다.



그녀의 인생을 엮으면 미니 드라마가

탄생이 될 것 같았다.

책에 다 쓰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으면서 마취 없이 제왕절개를

하고도 사과받지 못한 부분에서는 화들짝.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뉴스에 나올법한

일이었을 테고, 작가 본인에게도 트라우마로

남겨졌을 일일 거라 생각하며

내 안에도 제때 사과받지 못한 오래된

상처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곳에서 태어나

다른 삶을 살고, 별일을 다 겪은 작가의 글 속에서

왜 그렇게 고개 끄덕일만한 동질감이 느껴지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밑줄 치고 다시 되새김질할

페이지가 정말 많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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