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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 지음 / 고려문화사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당신의 삶이 단조롭고 건조한 이유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 표지에 적힌 짧은 글이다. 어쩌면 이 글귀 때문에 내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엄마께서 읽던 책인데 그 글귀 때문에 책장을 넘기게 된 것이다. 사실 난 이 책을 다 읽어보지 못했다. 순서대로 읽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어느 페이지를 펴 보더라도 그야말로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궁극적인 내용은 도덕시간에 배우는 그런 내용 같았지만,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게 수월하게 읽은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책의 겉부분과는 다른 파스텔 톤의 삽화와 사진, 예쁜 글씨 등도 이 책을 보는데 큰 재미가 되었다. 이 책에는 ‘사랑’, ‘삶의 향기’, ‘삶의 길’, ‘삶의 지혜’, ‘반성’ 의 주제 밑에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어찌 보면 지루한 에세이집에 속하는 책이지만 다른 책들과는 정말 달랐다. 다른 에세이집들은 조금만 읽으면 지루해지는데 반해, 이 책은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그런 책이었다.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로 우리 모두의 공감을 살수 있는 책, 그래서 보는 내내 나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해준 편안한 책이었다. '행복', '시간', '순수', '꿈', '말', '우정', '약속', '건강', '이상', '시련' 등 일상생활의 지극히 추상적인 단어들에 대한 작가의 아름다운 정의를 예쁜 그림들 사이에서 발견 할 수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다 명언 같고 격언 같았다. 이 책속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나 자신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벗도 나 자신일지 모릅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어떤 친구가 되어 주느냐에 따라 내 인생과 운명은 다르게 결정지어질 수 있습니다. 역경이 닥칠 때마다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방법을 가르쳐 주는 건 다름아닌 책이었습니다.』
정말 무섭지만 또 사실인 것 같았다. 내가 내 자신의 어떤 친구가 되어주느냐가 나의 인생을 결정짓는다니. 이 것을 읽고 ‘나는 내 자신에게 얼마나 좋은 친구일까.’ ‘얼마나 좋은 친구가 되어줄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반성이 떠올랐다. 나에게 정말 좋은 친구가 되어야 겠다는, 또 책도 많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책에서는 우리의 아주 좋지 않은 표현인 ‘시련’이 인생을 윤기 있게 하고 생동감 있게 하며 무엇보다 아름답게 한다고 표현했다. 도자기가 뜨거운 불에 구워져야 윤기가 흐르는 예술품의 모양을 갖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한다. 에디슨이 어린시절 기차에서 실험하다 불을 내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되었지만 그 덕분에 연구에 더욱 집중 할 수 있었던것과 같은 식이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고 하지만 우리들이 읽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고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이 책에선 책을 ‘내 영혼의 방을 채워나가는 일’이라 정의하고 있다. 나도 시간이 남을 때마다 내 영혼의 방을 채워난가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의 아름다운 몇 구절을 써 본다.
밤이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는
한 자루의 촛불을 켜는 게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 위에 우리도 한 자루의 촛불을 켜는
그런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이 곧 반이다‘ 라는 말은 그만큼 시작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겠죠.
시작했으면 반드시 마쳐야 합니다.
어떤 고난과 시련이 앞길을 가로막더라도 시작했으면
부지런히 가야 하고 또 말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몫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할 건 없습니다.
시작했다는 건 마칠 수 있는 힘이 분명 우리에게 있다는 뜻이니까요.
한 마디의 말, 다른 사람의 가슴속에서 살아남아
따스한 별빛으로 빛날 수 있는 말,
그런 말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는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