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꽃 황금알 시인선 185
한성례 지음 / 황금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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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례 시인의 시집 웃는 꽃의 표제작인 웃는 꽃이라는 시 전문을 아래에 소개한다

 

 한성례 시인은 한일 간 번역가로서도 유명하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간 문학 번역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한성례 시인은 일본이라는 렌즈를 통해 오랫동안 문학과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탐구해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 간 시 번역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서, 30여 년간 한국의 시를 일본에, 일본의 시를 한국에 번역 소개해 왔다. 한국에 가장 많은 일본시를 소개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집에는 한일 간의 인연을 통해 얻어진 시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쉬르리얼리즘 적인 모던한 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놀라웠다. 한성례 시인의 시인으로서의 다양한 시적 경륜이 느껴지는 시집이다. 또한 여성성과 모성성이 담긴 시편들이 신선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일본소설 매니어들 뿐 아니라 일반적인 독자들에게도 좋은 시들로 가득한 한성례의 시집을 권한다 

 

 

웃는 꽃

 

저 글자 무슨 뜻?

글자가 꼭 웃고 있는 모양이네

일본인 친구가 불쑥 묻는다

그 자리에 자가 있다

 

웃고 있는 꽃 자

꽃집 유리문 밖으로 웃음을 던지며

시선을 잡아끄는 꽃무더기

무명씨의 꽃들

꽃처럼 꽃이라는 글자가 활짝 웃고 있다

 

 

웃는 꽃

꽃 이파리 행간마다

꺾인 자존심을 꼬깃꼬깃 구겨 넣어

얼굴에는 웃음만이 남아

웃음으로 가득 차 있다

 

웃는 꽃은 슬픈 꽃!

 

여행 중인 승합차 안에서 바라본

아주 짧은 한순간

꽃을 위한 꽃 자

꽃 자를 위한 꽃의 웃음

 

꽃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웃음을 달고 살아야 하는

꽃의 생리

그 얼굴에 맞춰진

꽃이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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