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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2년 12월
평점 :
의사 면허를 다고 과중한 업무를 도맡아 하던 시절, 응급실에 올 환자에 대한 콜을 받게 된다. 긴 업무 끝에 간신히 얻어낸 달디단 몇시간의 휴식을 방해한다는 사실에 순간 욱하고 짜증이 났지만,당직의 답게 대기를 하게 되었고, 잠시 후 순식간에 환자 상태가 안좋아져서 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연락에 반나절의 시간을 벌었다는 현실적 생각에 웃으며 잠자리에 들다가 문득, 내가 도울 수 있는한 인간이 죽었다는게 실감이 들며, 문득 자신의 일에 현타를 느꼈다고 했다.
의사에게서 가장 중요한 자질인 인간성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일로 내과 의사에서 정신과 의사로 수련을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신체적 질환에는 쉽게 권태를 느꼈지만, 정신적 상담에 매료되어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담담한 고백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정신 질환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신체적 증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걸 여러 사례에서 알 수있었는데, 어릴적 자신을 가장 아꼈던 대고모 두 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불안장애로 집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못한 고모와, 의사에 대한 지나친 불신으로 약 한알로 해결할 수 있는 갑상선 질환을 더 크게 앓다가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고모님에 대한 안타까움이 잘 느껴졌던 부분이었다.
실제 1차의료기관에서 흉통, 피로, 어지러움, 요통, 두통 등 흔한 증상을 호소하는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 한 결과 16퍼센트만이 신체적 잠재적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나머지는 심인적 원인이 신체화 증상을 보이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신체적 문제로 증명 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어서, 매년 온갖 불필요한 검사들로 영국에서만 30억 파운드의 비용이 발생하며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다는걸 이야기 했다.
병과 질환의 구분, 의사의 진단을 통해 입증되는 과정에서 결과가 정상이라고 말해도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고 지금의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을 겪은 환자들이 작가님의 환자로 배정되면서 어떤게 면담을 하고 치료해 나갔는지 케이스에 대한 설명도 담겨져 있어서 신체화 문제에 대한 독자들의 쉬운 이해를 돕고 있었다.
건강 염려증, 불안증, 무기력과 우울증 신경전달물질과의 관계, 항우울제를 처방하기까지의 과정과 우울증 단계에서 어떤 치료를 받게되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환자를 대해야하는지도 담겨져 있었고,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일로 신장 기증 분야에서 기증자가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기증에 있어서 강제성이 없었는지, 아니면 자신만의 여러 이유에서 기증하게 되는 경우를제외하고 자해와 같은 심정으로 기증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는것도 꽤나 새로운 사실이었다.
만성 피로 환자의 신체적 증상들이 나타나는 과정들과, 타인의 눈에는 신체적 증상인지 정신적 증상인지 판단이 힘들기 때문에 오해를 받는 환자들의 입장,만성 피로증과 근육 통성 뇌척수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다.
자실에 대한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데, 자실의 수단을 없애는것이 자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에서 자살 명당에 방호용 울타리를 설치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것, 정신과 의사로써 자살 충동을 가진 환자를 다루는 3단계 방법들이 내 개인적 관심 분야에서 꼭 배워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굉장히 유용했던 이야기였다.
만성통증, 우울증, 작화증, 도피처럼 찾아오는 마지막 관문인 정신과를 찾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보며, 신체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문제로 신체적 문제까지 겪는 환자들을 바라보는 대중적 시선도 굉장히 중요하고,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사람들을 안고 가야하는 사회적 시선이 바뀌어야한다는걸 절실하게 깨닫게한 책이었다.
아무리 검사를 다녀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은근 주변에 많이 보이는데, 그럴땐 조용히 정신과 상담을 권하곤 했다. 물론 이 일이 쉽지 않은 일이란것을 알지만, 정신과에 근무했던 이력을 말하며 이건 나쁜일이 아니고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갖고 싶었고 힘들어하는 주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런 관심들과 정보가 늘어나 신체화 증상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나 의미있고 개인적으로 많은것을 배운 책이어서 즐겁게 완독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