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적은 그림책은 그림을 꼼꼼히 본다.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빈 공간을 그림이 메꿔주고 있다. 표지도 면지도 색도 타이포그라피 디자인도 본다. 겨울에 만나는 봄 표지에아기곰이 벽에 꽃을 계속해서 그리고 있다.표지를 넘기니 아기곰이 뒤를 휙 돌아보는 장면으로 면지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굴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고아기곰이 하품하는 엄마에게 폭 안기며 묻는다. “왜 겨울에만 눈이 내려요?”“구름이 겨울잠을 자러 내려와서 그래.”“왜 구름은 내려와서 자요?”“하늘에서 잠들면… 자다가 떨어지거든!”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질문들왜요?왜요?왜요?“왜 우리는 겨울잠을 자요?”라는 질문에서 또왜요?왜요?왜요?마지막“저, 그런데요…. 봄은 어떻게 생겼어요?”라고 묻자 곰곰히 생각하던 엄마곰은“온 세상 꽃들을 다 합친 모습이란다!”라고 하자 아가곰은어서 만나러 가야겠다며드디어 엄마곰과 함께 잠이 든다. 첫 표지. 꽃을 그리던 아기곰. 엄마는 길고 긴 아기곰의 질문 공세에꽃을 좋아하는 아기곰이 자야할 이유를 찾아준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별 일 아닌 일에 왜요? 라는 질문을 받다보면글쎄… 잘 모르겠다. 라거나왜긴 왜야. 라거나일단 해. 라거나아이에게 성의있게 반응해주지 못할 때가 많은데아기곰의 눈높이에 맞춰엄마곰이 고민하며 내놓는 답변들이 근사하다. 그림책을 읽고 오늘 아이와의 대화를 곱씹고내일의 대화를 다짐해본다. 📍 일부 르네마그리트의 작품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이 있다. 한 번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