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양이네 도서관 - 세상을 발칵 뒤집은 책 속 모험 ㅣ 상상의집 지식마당 10
조현진 글, 한여진 그림 / 상상의집 / 2013년 7월
평점 :
문해력이 모든 과목의 기초라는 건 너무도 익숙한 사실인데요. 그 바탕에 초등 어휘력은 집터 바닥을 단단히 하는데 세우는 호박돌과 같아요.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서 단연 독서가 선행되어야겠죠.
4학년이 되니 재미만 주거나 금세 읽히는 글보다 되새겨보고 생각해 보면서 천천히 읽을 수 있는 동화가 좋은 것 같아요. 글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어휘는 물론이고 문장에 내포된 의미를 놓치고 가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아요.
이번에 만난 고양이네 도서관은 어렵진 않지만 여러 명작을 절묘하게 연결하여 찾아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동화라 고학년이 보기에도 좋은 책이었답니다.

표지에 주인공 야옹이가 통통하니 재바르고 약삭빨라 보이는 느낌은 아니죠? 느긋해 보이는 모습으로 어떤 모험을 할지 기대돼요.
낮잠을 잘 곳을 찾아 헤매던 야옹이는 장화 신은 고양이가 되어달라는 주인 꼬마의 괴롭힘을 피해 침대 밑으로 숨어 꿈나라 책 여행을 시작해요.
글 밥이 많은 편이 아니라 충분히 그림을 보면서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 7살 동생도 꽤 진지하게 볼 수 있어요.

초등 어휘력을 키울 때 책 속 감각적 표현이 오래 기억되고 그걸 스스로 글로 다시 녹여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고양이네 도서관은 꾸밈말이 많아 도움 되는 것 같아요.
<5편 세계 명작이 녹아내려 있는 책>
오직 낮잠을 위한 여행이 시작돼요. 그 여행의 바탕은 익히 알고 있는 세계 명작들인데요.

꼬마를 피해 침대에서 잠들어 깨어난 곳은 《톰 소여의 모험》, 담장 페인트칠을 재미있는 놀이라 속여 아이들의 보물까지 받고 대신 일을 시키는 톰을 지나쳐 만난 자유인 허클베리가 누워있던 통나무 통을 차지하고 잠이 들어요.

잠자기 좋았던 나무 통은 《보물섬》을 찾아 헤매는 배에 함께 실려갑니다. 보물을 찾아 선원들이 싸움을 벌어지고 거친 파도에 배는 부서져 나무 통도 부서져 죽기 살기로 헤엄쳐갑니다.

겨우 도착한 《로빈슨 크루소》 섬에서 깨어난 고양이는 소인국 사람을 만나지만 너무 많이 먹는 탓에 상자에 실려서 또 떠나요. 그렇게 《걸리버 여행기》, 《80일간의 세계 일주》까지 마치고 잠든 주인 꼬마 곁으로 온답니다.
초등 어휘력이 부족하다면 다소 빠른 전개의 동화에 어질어질할 것 같아요. 저도 살짝 헷갈렸거든요. ㅎㅎ
얼마 전 초등 4학년 국어시간 국어사전에 배웠던 터라 "모래부리", "기진맥진" 같은 단어를 찾아보면서 어휘력 연습도 할 수 있었어요.
<확장 독서를 도와주는 "명작 읽기">

고양이네 도서관 후반부에는 앞서 나왔던 명작의 작가 소개와 대표작을 알려줍니다. 얼마 전 재미있게 읽었던 15소년 표류기의 작가 쥘 베른을 비롯해서 7살 세니가 좋아해서 보고 또 보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나 보물섬을 보니 반가웠답니다.
덕분에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고 그 시대 상황을 알 수 있어 유익했어요.

다소 거칠다고 생각했던 허클베리 핀 소설은 실제로 출판 당시 불량한 주인공의 태도에 독자들이 놀랐다고 해요. 하지만 그 시절 노예 시장의 비극을 소설 전반에 다루며 한때 금지 도서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국 문학사에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는 걸 보고 여태 읽어주며 불편했던 마음이 해갈되었답니다.

학원이 아닌 엄마표로 글쓰기를 하느라 실력이 확~ 늘진 않아요. 이젠 독서 논술을 따로 보내야 하나 고민스럽기도 하고요. (독후 감상문을 보며 진지한 고민을 다시금 해봅니다.ㅎ)
속담 그림을 그리더니 이번에도 그려서 보여줘요. 명작의 주인공이 된다면 작은 아씨들의 베스가 되고 싶다며,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주인 꼬마와 잠든 고양이를 그리며 마무리했답니다.
고양이네 도서관으로 여러 세계 명작을 한 권을 책으로 읽으면서 초등 어휘력도 다져보고 작가들도 알아보는 일석삼조의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