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부탁해 - 순정 씨의 기억 속 현대사 징검다리 역사책 14
김민영.김민정 지음, 송효정 그림 / 사계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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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부탁해-순정 씨의 기억 속 현대사

 

어떤 이야기 일까..

현대사? ..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나름 생각을 해보았다.

읽으며 마음이 찌릿 하고 눈물이 맺히는 동화는 많지 않은데

이 책이 딱 그런 책이다.

 

순정씨는 할머니 이름이다. 할머니는 지금 치매라 옛날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으로

자꾸만 왔다 갔다 하신다. 그러나 순정 씨라고 이름을 불러드리면 바로 알아차리신다.

그래서 가족들은 모두 순정 씨 라고 부른다.

 

나는 이산가족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가족중에 피란민이 없지는 않다.

바로 우리 아버지.

아버지가 서너살 적에 북한에서 부산으로 피란을 내려왔다고 들었다.

그 바람에 친 아버지와도 생이별을 하셨다고 한다.

내가 어릴적

토요일이면 텔레비전에서 이산가족 찾기를 했다.

옷 만드는 일을 하시는 아버지는 더운 여름에 마당의 한쪽에 다림질판을 펼쳐놓고

한쪽엔 고물상에서 사온 흑백 텔레비전으로 꼭 그 방송을 시청하셨다.

무뚝뚝한 아버지의 눈에서는 눈물이 또르르 흘러 내렸다.

아주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버지가 무슨 사연이 있는가보다 생각이 들어서

묻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가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하다.

그래서 인지 순정씨의 이 사연이 나는 남일같지가 않다.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길에서 아무에게나 질문을 하는거였다.

이산가족,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묻자

별 생각 없어요. 통일이요? 아니요. 안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좋아요.”

그런 대답이 오고 간 후 질문자가 말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족을 앞으로 못 본다면 어떠실 것 같아요?”

.....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이산가족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두의 힘든 사연이자 슬픔이다

그 점을 어린 친구들도 가슴에 새겨두면 좋겠다.

읽다가 보면 민주화 운동, 전태일.. 정말 많은 우리나라 근 현대사의 굵직한 일들이 나온다.

나는 전태일 다리를 자주 가본다.

그 지역은 동대문 청계천 부근에 있다.

전태일 흉상이 세워져 있다.

 

앞서 말했듯 나의 아버지는 옷을 만드는 일을 하셨다.

전태일이 일했던 그 당시에도 아버지는 재단사로 일을 하셨다.

책에서 14시간씩 일하고 햇빛도 못보고 했다는데, 아버지 말로도 정말 그랬다고 했다.

그만큼 먹고 사는 문제는 시급했고, 그 일 마져 놓치면 당장에 죽고 사는 문제여서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살았다고 하셨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살고싶고 누리고 싶고 갖고싶었을까.

마흔을 앞둔 나는 듣기만 해도 너무나 벅차고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데

겪었던 그 분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이 책을 아이들이 학원에 간 짬짬이 읽었는데

마지막장을 읽을때는 상상속에 순정 씨가 가족과 그래도 따뜻이 계속 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닫았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편히 써 내려간 이 동화를

역사에 관심 없어하는 어른들에게도 추천을 한다.

 

한줄평

아빠-지금의 이 시대는 그분들이 없었으면 누리지 못했을거야

엄마-오늘의 하루를 감사하게 만드는 책

- 잘 몰랐던 옛날 이야기를 알았는데 마음이 아프다.

아들- 진짜 이런일들이 있었어요? 너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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