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득의 역전 - AI를 설득하라 - AI 에이전트 시대의 마케팅 생존 매뉴얼
정허로 지음 / 박영사 / 2026년 1월
평점 :
운명처럼 제 손에 들어온 책, 정허로 작가의 신간 <설득의 역전>입니다.
저는 웹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감성적인 사진을 찍고, 마음을 흔드는 카피를 고민하는 것이 제 일상이죠.
그런데 이 책은 저에게 서늘한 경고를 날립니다.
"사람을 설득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AI를 설득하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
지금까지 마케팅의 대상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소비자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쇼핑몰을 뒤지는 대신 AI에게 묻습니다.
"30대 직장인이 들기 좋은 가벼운 가방 추천해 줘."
이 질문에 AI가 내 상품을 추천해 주지 않는다면?
내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노출조차 되지 않는 겁니다.
즉, 최종 소비자인 사람을 만나기 전에, 중개자인 AI를 먼저 통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진은 감성적으로, 데이터는 논리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실무자인 제가 가장 깊이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사진입니다.
웹디로서 촬영부터 상세페이지 기획까지 관여하는 저는 늘 딜레마에 빠집니다.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배경을 날린 누끼 컷은 정보 전달엔 좋지만 매력이 없어 클릭을 부르지 못합니다.
반대로 소품과 무드를 곁들인 감성 샷은 사람을 홀리지만 AI가 정확히 인식하기 어렵죠.
이 고민의 끝에서 해답처럼 만난, 건축가의 비유에서 정허로 작가님의 통찰력에 감탄했습니다.
"건축가는 아름다운 건물을 만들면서도,
구조적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이다."
감성적 스토리텔링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시인의 역할과 동시에, AI라는 지반 위에서 무너지지 않을 구조적 안정성을 동시에 설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책은 총 4단계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제시해 줍니다.
1단계 : 현상 인식 - "왜 내 브랜드가 AI에게 무시당하는가?" → 진단
2단계 : 브랜드 구조 설계 - "AI가 이해하는 언어로 말하기" → 설계
3단계 : 실전 마케팅 재설계 - "즉시 실행 가능한 핵심 전략" → 방법론
4단계 : 통합과 미래 설계 - "미래를 주도할 건축가에게 하는 최종 제언" → 통찰, 실행 가이드
책을 통해 찾은 해법은 하이브리드 건축입니다.
메인은 사람의 눈을 위한 감성 한 스푼, 서브는 AI의 뇌를 위한 정직한 디테일과 데이터를 배치해 AI가 정보를 긁어가기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미지는 침묵하고, 텍스트는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은, 이미지 파일명에 쉬운 영어 키워드로 색상, 형태, 용도를 명확히 적어주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b001.jpg가 아닌, beige-mug-office.jpg처럼 키워드를 적어주면 AI는 파일명만으로 제품의 속성을 이해합니다.
이미지는 오직 시각적인 요소에만 집중하고, 본문 텍스트에 상세한 설명을 적어주는 겁니다.
내 제품을 AI라는 외국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 주는 통역사이자, 데이터 설계자가 되는 것인데요.
AI 시대, 디자이너와 마케터의 역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해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감성과 AI를 설득하는 논리, 이 두 가지 무기를 모두 갖춰야 하니까요.
AI의 검색 필터라는 1차 관문을 통과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허로 작가의 <설득의 역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창작자만의 고유한 영역을 잊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마지막 보루"
책에서 꼽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 3가지.
바로 문화적 맥락, 감정의 미묘한 뉘앙스, 그리고 윤리적 판단입니다.
AI의 필터라는 1차 테스트를 통과해서, 검색 결과 상단에 내 상품을 띄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머그컵이 홈카페 플레이팅에 어떤 특별함과 만족감을 안겨줄지, 그 미묘한 감정의 뉘앙스를 건드려 구매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책에서는 나이키의 사례를 예로 드는데요.
AI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적으로 완벽한 이미지 수백 장이 만들어졌지만, 완벽하지 않은 날것의 사진이 최종 선택되었다고 해요.
그 순간의 진정성이 담겨있다는 이유였습니다.
"AI는 무수한 가능성을 제공했지만,
브랜드의 본질과 감정적 진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마무리하며, 브랜드는 이제 설계의 대상이다
과거의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와 감성에 기반했습니다.
지금도 우리의 장기기억 속에 콕 박힌 광고들을 생각해 보면, 그 속엔 감동과 잔잔한 긍정적인 연상이 심어져 있습니다.
브랜드도 설계의 대상으로 바껴버린 지금, 이제 진정성은 태도가 아니라, 검색되고 검증되는 데이터여야 한다고 합니다.
화려한 수사로 포장하기보다 AI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브랜드의 본질을 정직하게 설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건너는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기술 빈틈을 채우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은 반드시 존재할 것입니다.
기계가 읽는 언어를 설계하면서도, 그 끝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 창의성, 윤리적 판단으로 인간은 AI보다 더 중요한 역할로 진화한다는 사실을 <설득의 역전>을 통해 다시 깨닫습니다!
#마케팅#ai에이전트시대#생존매뉴얼#설득의역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