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장희님은, 나고 살아온 서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억합니다.
손그림과 손글씨. 날짜까지 더하면 그날의 추억은 종이 위에 고스란히 저장됩니다.
그 추억은 본인에게도, 그 공간을 추억할 타인에게도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울림을 줍니다.
품이 많이 드는 아날로그적인 방법이지만, 한장의 사진보다 이 하나하나 그은 선들과 꾹꾹 눌러쓴 글씨들은 시간과, 감정, 사연까지 담고 있는 것같습니다.
작가 부부는 90년이 다된 고택을 고쳐 한옥책방을 운영중입니다.
책방 문을 닫은 고요한 시간, 아내와 툇마루에 앉아 네모나게 오려진 서울 하늘을 바라본다는 작가의 글에서 그 부부의 삶이 참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스케치하며 비워내고, 비운 자리에 풍경을 채우는 그들의 시간을 상상해 봅니다.
언젠가 서울에 가게 된다면 서대문 옥천동 골목 어귀, 시간을 그리는 그 한옥 책방에 꼭 들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