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 바통 7
이종산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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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은 출근 전날 읽으면 딱 좋은 책

다른 사람의 삶으로 살아보고 싶은 적이 있는가? 유명인, 친구, 가족까지 다른 사람의 인생은 살기 편해 보이고 좋아 보인다. 
이 책은 이런 생각에서 피어난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사람, 이미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 책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빙의된 존재는 사람일 때도 있고 물체일 때도 있다. 이렇게 경계를 허물며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7가지의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읽으며 잠시 다른 존재가 되는 상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 이런 상상이 가벼운 빙의처럼 느껴질지도.

첫 이야기 <두 친구>는 귀신이 관여하는 전통 빙의로 예은과 지원의 외줄타기 같은 관계를 다루고 있다. 힘든 일이 있으면 혼자 이겨내는 예은과 타인에게 이야기하며 푸는 지원. 예은은 계속 반복되는 지원의 한탄에 지쳐 연락을 끊는다. 그러다 시간은 흘러 지원은 제주도로 이사 가고 예은을 초대하는데 예은은 힘든 시기에 외면했다는 부채감과 불편함을 가지고 떠난다. 동화 같은 풍경에 상반되는 스산한 분위기가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다. 귀신(?)의 존재가 등장하긴 하지만 무섭진 않고 기괴한 분위기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박서련 작가님의 <니가 왜 미쳤는지 내가 왜 알아야 돼>가 재밌었다. 추리소설도 좋아하고 빙의물이라는 설정이 잘 어우러져 끝까지 즐겁게 읽었다. 읽을 때마다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다를 것 같다.

다른 존재가 된다고 해도 결국 내 삶이 되어 버리면 똑같은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까. 매번 극적이고 매번 새로울 수 없으니 내 인생을 인정하고 가꾸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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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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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 주변 사람들을 보라. 화면을 보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이 책을 지하철에서 읽다 문득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보았다. 모두가 화면을 보고,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글이 현실을 담고 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었지?

이 책은 기술 발전이 앗아가고 있는 우리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 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는 것의 위험성, 물리적으로 대면하지 않는 것, 손 글씨를 쓰지 않는 것, 인내심이 사라지는 현상, 감정 빈곤,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현실을 보여주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준다. 예측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기술 발전이 우리에게 전보다 빠르고 편리함을 주었지만, 이렇게 기술에 외주화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이 발달해서 여유로운 풍요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계처럼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신체는 물리적 공간에 있지만 정신은 가상공간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신이 보려고 하는 것만 보고 자본이 만든 필터링된 세상만을 보는 것 같다. SNS로 끊임없는 연결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사람,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은 인식하지 못한다. 우연이 사라진 이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기업이 설계한 곳에만 있어도 되는 걸까? 필터링을 거친 세상에 남겨져 있어도 될까.
7장으로 구성된 책을 읽으면서 기술에는 인간성을 요구하고 인간은 기계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꼈다. 동시에 기계는 똑똑해지고 인간은 멍청해진다.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면 결국 내가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의 지루함, 인내심, 집중력, 기억, 경험이 희귀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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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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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았던 로봇과 AI의 시대가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제 chat GPT, 제미나이, 시리와 같은 AI가 낯설지 않다. 어떤 사이트나 서비스에서도 AI를 도입했다는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 AI는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나에게 인공지능은 편리함과 생산성을 "도와주는"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일종이었다. 즉 계급 피라미드에서 인간 하위에 위치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이 이 생각을 부숴주었다.
 
AI가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본 적 있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어디서 오는가? AI 서버는 어디서 돌아가고 있지? AI가 도입되어서 편리함만 주고 있나?
이 책에는 데이터 주석 작업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AI 물리적 서버를 관리하는 기술자, 예술가, 아마존 물류 노동자, 미국 실리콘 밸리 투자자, 노조 활동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와 역사적 맥락은 기업이 가리고 있는 AI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
책을 읽는 내내 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와 현실과의 괴리에, 충격에 휩싸였다. 최신의 기술을 사용하여 인간의 편리함을 제공한다고 표방하는 것에 비해 뒤편에는 저소득 국가의 빈곤층, 여성, 노동자 계층을 착취하여 AI를 위해 기계처럼 일하고 있었다. 얼마나 일했는지, 몇 건을 처리했는지, 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노동을 추출했다. 최신의 기술로 과거의 노동 착취를 답습하고 있었다. AI로 돌아가는 노동 시장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이었다. 거대한 자본 아래 인간은 인공지능 아래에 위치하게 되었다.
노동시장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환경 문제, 인간 노동 대신 AI를 활용하는 것의 문제 등을 지적한다. 공정한 것처럼 보이는 AI가 편향된 정보로 학습되고 있다면 공정한 것인지, 이미 있는 작품을 학습하여 만들어 낸 예술 작품을 창작으로 봐야 할 것인지와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내 이야기는 아니겠지,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AI가 시장의 주류로 올라왔고 자본이 흐르는 이상 언제 우리 위로 올라올지 모른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편향된 정보로 학습된 AI가 주류를 이룬다면 이 시스템 아래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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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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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용하기 전에 읽어야 할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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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사이
케이티 기타무라 지음, 백지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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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나'는 나고 자란 뉴욕을 벗어나 헤이그로 이사왔다. 그녀는 5개 국어를 하고 여러 나라에 이동하며 살았기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국제 재판소에서 1년간 통역사로 일자리를 얻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헤이그에는 그녀의 남자친구 아드리안과 친구 야나가 있지만 그들 간의 관계는 모호하다. 아드리안은 별거 중인 아내가 있고 이혼을 하기 위해 아내가 있는 곳으로 떠나지만 소식이 없다. 친구 야나와는 친밀하게 지내지만 아드리안과 만나는 자리에서 묘한 플러팅을 던지는 것을 보고 거리가 생긴다. 그러던 중 중범죄를 저지른 서아프리카의 대통령의 통역을 맡게 된다. 범죄자의 통역사가 되는 것은 그의 귀가 되고 입이 되는 것으로, 능력을 인정받을수록 불편해진다. 나의 관계들은 어떻게 흘러갈까?

이방인의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정착하고 싶은 마음과 이방인의 기질 때문에 여러 관계에서 거리감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진다. '나'가 헤이그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그렇게 느껴졌다. 뉴욕으로 돌아갈 생각도, 어머니가 계신 싱가포르로 갈 생각도 없고, 렌트 하고 있는 집도 가구가 채워져 있는 아파트, 인간 관계도 마음을 누이지 못한다.
섬세한 심리 묘사로 주인공이 느끼는 미묘한 친밀함과 거기서 수반되는 불편함이 잘 느껴진다. 주인공의 도덕성과 통역하면서 생기는 중범죄자와의 친밀함의 괴리감, 남자친구와 그의 아내가 살았던 집에 머무르면서 느껴지는 감정 등. 특수한 상황에 보편적인 감정이 뒤섞여 나에 몰입하게 된다. 사건은 잘 흘러가는 듯 하지만 긴장감이 잔잔하게 깔려 있었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이런 감상의 이유를 알게 된다. 
'나'의 여럿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선이 "친밀한 사이"라는 제목에 힘을 더해주는 듯 하다. 통쾌한 전개라거나 극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지만 느릿하고 섬세한 시선이 오히려 일상적으로 다가왔다.
+
해외에 살았다면 더 공감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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