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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겨울호 - 84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2월
평점 :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에서는 이전 호와 같이 인터뷰가 담겨 있고 미스터리 마니아라면 좋아할 만한 영상, 웹툰 리뷰도 실려 있다. 2024년 한 해의 국내/국외 추리, 미스터리를 톺아보고 2025년을 이야기 하며 올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이번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화면상에서 보이는 것보다 실물로 보는 것이 섬뜩함이 잘 느껴진다. 진짜 같은 손과 얼굴이 어두운 배경과 대비되어 계속 보게 된다.
이번 호는 잡지의 생생함, 현 시대성이 잘 느껴졌다. 혼란한 세상 속에서 문학의 역할을 일깨워 주었고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는 편집부의 고집과 긍지가 느껴졌다.
이번 호에는 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이 없다. 어떻게든 작품을 한 편 뽑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좋은 작품이 아니면 싣지 않겠다는 소감을 읽으니 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믿음이 갔다. 이 외에 실린 단편소설은 큰 충격은 없지만 잔잔한 재미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 호의 단편 소설 중 하나인 <부부의 정원>은 의사이자 의약제조업에 종사하는 이한과 유명한 추리 소설가 박상연 부부의 이야기이다. 경찰은 피 웅덩이 속에 과도와 함께 발견된 죽은 상연에 관한 신고를 받는다.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들은 모두 이한을 가리키고 있는데 조사를 받는 이한은 긴장조차 하지 않고 어떤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마치 본인이 풀려날 것을 예상하듯. 경찰의 어떠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던 이한은 상연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어느 정도 예상하던 트릭과 수법이었지만 이 이야기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여운을 남겼다. 이 이야기 외에도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하는 <날카로운 믿음>과 딸에게서 손녀를 지키려는 이야기를 다룬 <핏줄>에서도 이런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호에서 장바구니를 꼭 잡아야 했었는데, 특집 편에서 올해의 미국 베스트셀러 추리를 다루기도 했고 미스터리 전문 출판사(황금가지, 시공사 등)에서 소개하는 올해의 작품과 내년에 기대되는 작품을 다루고 있어 장바구니를 채워넣기 바빴다. 읽었던 작품이 소개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출판사마다 소개하는 작품이 각양각색이라 책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편집자가 애정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이 느껴지기도 해서 궁금증도 생기고 같이 맞장구치고 싶기도 했다. 작은 분야이지만 이렇게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출판사/편집자가 있다는 사실이 독자로선 감사할 따름이다. 내년 기대작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추천 도서를 읽어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