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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글 한글 - 한글로 보는 역사, 한국사로 보는 한글 ㅣ 상상의집 지식마당 11
남상욱 지음, 서른 그림 / 상상의집 / 2013년 9월
평점 :

얼마전 <뿌리 깊은 나무>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한글'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비록 소설이었지만 아마도 그 이상으로 세종대왕이 ' 훈민정음' 을 만들어 냄에 있어 수많은 착오와 이루 말할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을거란 생각에 '한글'이 다시 보이기도 했답니다.
올해 '한글날'이 다시금 공휴일로 지정되었지요.
'한글'의 탄생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다면 그동안 '한글날'을 일상처럼 보내게 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나 알게 될거란 생각이 듭니다.
'한글'의 우수성은 제쳐두고라도 그 시대상에서는 감히 상상할수 없던 일을 해낸 '세종대왕'은 정말 천재에 가까운 왕이 아니었나 싶네요.
<착한 글 한글>
글자라는 것이 대부분 필요성에 의해 탄생했다면 우리의 '한글'은 정말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글자라는 생각에 이 책 제목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늘상 쓰고 입으로 뱉어내고 있는 말이기에 그 소중함을 잊기 쉬운데요.
이 책을 읽고나면 함부로 쓰는 한글에 대해 미안해 질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아이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어요.
'한글'이 다시 보일지도 모르거든요.

이 책은 단순히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만 그려놓은 책이 아니라 '한국사 속에서 한글에 대한 가치와 의의'를, '한글사 속에서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맥락'을 전달하고자 기획되었기에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이야기도 습득이 가능해요.
한글과 함께 역사도 이해하게 도와주는 착한 책이 맞네요.^^
한글을 알기 이전에 우선 글자는 어떻게 탄생이 되었는지, 언어가 어떻게 인간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소통이 필요했으나 그들에겐 말과 글이 없었지요.
그래서 몸짓으로 소통을 하기 시작했고, 몸짓 언어의 한계를 느끼게 되자 표식을 만들어 냈어요.
하지만 표식에도 한계가 있자 그림 언어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그림언어의 등장으로 의사소통에 오해가 줄고 더 많은 지식을 쌓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점점 발전하게 되면서 등장한 것이 바로 문자랍니다.
게으른 기록관이 그림을 단순한 기호로 바꾼 순간 세상에 문자가 만들어 졌고 ,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쐐기 문자가 탄생한 것이죠.
'쐐기 문자'는 인류 최초의 문자로서 인류의 문명에 큰 기여를 하고 사라졌답니다.
문자는 그 흔적이 남아 그 역사를 가늠해 볼수 있지만, '말'은 흔적이나 형태가 남지 않으니 그 역사를 알수 없어 아쉽기만하네요.

그럼 우리 글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 나라는 한반도에 고조선이 세워지면서 역사가 시작되었지요.
수많은 유물들은 넘쳐났지만 우리 말을 기록할 우리 글이 없었기에 중국 글인 한자의 음과 뜻을 따 우리말을 표기했다고 해요.
신라는 춤과 노래를 참 좋아했는데 우리말 노래를 한자로 적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게 향찰이고 향찰로 지은 노래가 향가에요.
바로 유명한 '서동요'가 향찰로 지은 향가랍니다. '향찰'이란 한자의 음 또는 뜻을 빌려 쓰는 방법이에요.
'서동'의 원래 이름은 '맛동'인데 맛동을 글로 쓸때 '마 서'의 뜻을 빌려 '서동'이라고 하네요.
마를 캐는 소년인 서동이 만든 '서동요'는 현재 남아 있는 향가중 가장 오래되었는데요. 최초의 향가는 아니라고 하네요. 서동요 이전에 많은 향가가 있었지만 남아 있지 않아 확인을 할수가 없는게 아쉽네요.

중국의 한자를 가져다 쓰면서 향찰이나 이두,구결처럼 한자를 우리 식으로 변형해서 쓰기는 했지만 이 것도 한자를 모르면 배울수가 없었기에 천민은 글을 배울수도 읽을수도 없었지요.
이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훈민정음의 창제'는 세종대왕의 업적중 가장 훌륭한 업적이 아닐까 싶어요.
중국의 한자가 8만 5천자 정도라고 하는데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지 않았다면 우린 어떤 문자를 쓰고 있을까요?
중국의 한자를 여전히 쓰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랬다면 이렇게 쉽고 편하게 글자를 배우고 쓰고 있지는 못했을거에요.
8만 5천자의 한자를 모두 외워야 했을테니까요.

5월 15일 스승의 날이 세종대왕의 생일이라는 거 알고 계세요?
말 그대로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스승은 세종대왕이라 할수 있네요.
이제 스승의 날에는 세종대왕님이 생각날것 같아요.

한글의 원래 이름은 훈민정음이에요.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란 뜻이죠. 세종대왕은 말과 글이 한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우리가 소리를 낼때 쓰는 입과 목, 혀, 이의 모양에서 글자를 만들어 냈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한글은 음양오행의 조화에 맞춰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한글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원리에 의해 만들어 졌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을 담아 낸 위대한 글자라고 하니 한글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네요.

수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훈민정음은 백성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고 양반들 뿐만 아니라 여인들도 한글을 배웠지요.
또한 인목대비는 광해군을 폐위시키기 위한 교서를 한글로 작성했다고 해요. 한글로 작성된 다양한 문학작품들도 많이 등장하게 되지요.
선조는 전쟁중인 의병들에게 한글로 작성된 교서를 내리셨다고 해요.
국가의 공식적인 문자인 한자로 작성해야 할 교서를 한글로 작성한 것은 의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는데요.
의병들이 읽지도 못하는 한자로 그들의 노고를 치하한들 그 뜻이 전달이나 되었을까요?
임금이 자신의 마음을 한글에 담아 표현했고 그것이 그들에게 오롯이 전달되어 힘을 내게 한 것, 그것이 바로 한글의 참된 힘이었지요.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는 한글의 규범화를 위한 큰 사전 만들기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사전을 만들기 까지의 많은 사건들이 감동적이었어요.
한글이 공식 언어로서 기능을 하려면 누구나 같은 낱말을 같은 뜻으로 알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게 사전이지요.
하지만 사전을 만들기까지 정말 수많은 난관이 있었더라구요. 특히 주시경 선생님의 한글 사랑은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한글'이란 이름을 만든 분도 바로 주시경 선생님이시더라구요.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부터 한글 사전 편찬에 온 힘을 쏟은 주시경 선생님까지, 이분들의 한글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한글이 남아있었을까요?
일본의 방해로 거의 다 만들어진 <큰사전>의 원고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해방 후 서울역 창고에서 다행스럽게도 원고를 찾게 되어 좀더 빨리 우리글의 사전이 탄생되었어요.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고 사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우리에게만 대단하고 소중한 한글이 아니랍니다.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문자랍니다.
시카고 대학교의 언어학과 교수인 제임스 매콜리 교수는 10월 9일이면 세종대왕의 초상을 두고 한글날을 기념한다고 해요.
'보이는 음성' 인 한글의 창제는 서양이 동양보다 훨씬 과학적이라 믿는 서양인들에게 충격이었다고 하네요.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 교수는 " 한글은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지적 유산 가운데 하나이다" 라고 말할 정도랍니다. 유네스코엔 '세종대왕'이란 상도 있대요. 문맹 퇴치에 가장 공이 많은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인데요. 한글이 문맹 퇴치에 많은 기여를 했기에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우리가 이 사실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게 안타깝네요.
세계에서 인정받는 이렇게 멋진 문자를 우리들은 현재 너무 변형시키고 함부로 쓰고 있는게 아닌가 반성해야 할것 같아요.
세종대왕이 백성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한글..
한글이 독창성과 창조성, 과학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이유는 바로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과 제대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착한 글이기 때문이겠지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한글'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담은 한글이기에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멋지고 근사한 한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우리의 착한 글 <한글>을 좀더 올바르게 쓰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지켜주는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한글을 함부로 쓰고 맘대로 변형해서 쓰는 아이들에게 <착한 글 한글>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네요.
<한글>이 지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된다면 고운말을 쓰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