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비어린이의 괴물 이야기 시리즈 3번째 이야기
<꼬마 몬스터 사냥꾼 3 -안갯속의 괴물들> 읽어봤어요.
일제시대 괴물들을 봉인의 거울 속에서 꺼내주고 함께 경성으로 가서 돈을 벌기로 한 순이가 햇살이의
할머니였고 할머니는 몬스터 사냥꾼이 꿈인 햇살이가 몬스터들과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응원해주었던 내용이 2권의 내용이었는데요. 3권에서는
괴물들이 햇살이와 변해버린 도시생활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담고 있어요.
인간을 괴롭히는 나쁜 괴물은 용서치 않고 착한 괴물을 나쁜
인간들로부터 지키는 더 근사한 몬스터 사냥꾼을 꿈꾸는 햇살이의 이야기!
괴물보다 때로는 사람이 더 괴물 같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면서 괴물과 인간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가 담긴 책이랍니다.
여름에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내용이 아니라
조마조마하지만 결국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한 내용이에요.
일단 햇살이와 여섯 괴물들이 엄마 아빠를 만났는데 그
괴물의 본성을 숨기지 못했네요.
술래잡기한다고 하고는 손가락 하나에
의지해 창문밖에 매달리거나 흡혈귀 주니어는 천장에 거꾸로 매달렸으니까요.
게다가 본성을 숨기기 힘들어 문제를 일으키기 일쑤였지요.
이반은 보름달이 떠서 늑대의 본성이 드러나 온 집을 엉망으로 만들고 소동은 아파트 아줌마네 강아지를
먹어버리죠. 아파트를 시끄럽게 한 죄로 햇살이네 가족은 이사를 가야 했답니다.
하지만 이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아이가 일곱이나 되는 집에 누가 집을
내주겠어요?
결국 변두리의 낡고 허름한 단독주택에서 햇살이네 가족들은
살게 됩니다.
햇살이는 처음으로 몬스터 친구들을 데려온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되죠.
이 책에서는 순호라는 인물이 새롭게 등장을 하게 되는데요.
달리기를 하다 똥을 싸서 똥이라는 별명이 붙은 햇살이네 반 친구랍니다. 물론 똥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후로 친구가
없었겠지요?
또 치킨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몬스터들은 왜 닭을
튀겨먹냐면서, 싱싱한 닭이 최고라고 하죠.
하지만 일단 맛을 한번 보더니
햇살이가 먹을 것도 없이 다 먹어치웠답니다.
햇살이는 몬스터들 때문에
변두리 허름한 집으로 이사 온 것도 억울한데 치킨도 다 뺏기고 혼자서 엄마 아빠 사랑도 독차지할 수 없는 지금, 몬스터들을 데리고 온 것을 또
한번 후회하게 됩니다.
이렇게 쉽게, 이렇게 빨리
말이죠.
그러다 순호를 따라 이상한 집단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그곳에는 자신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복수를 하고 있었어요.
인터넷 댓글에 악플을 달고, 비추를 누르고, 욕설을 하면서 인터넷 공간을 오염시켰고 책 초반에
나왔던 냄새가 지독한 공기 오염의 주범도 바로 이들이었답니다.
그들은 안갯속의 괴물이 되어 세상의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었답니다.
이 모습을 본 몬스터 친구들은 이 안갯속의 괴물을 소탕하기로
마음을 먹죠.
한편 햇살이는 괴물들에게 크게 마음이 상해 모두 나가라고
소리를 치고 괴물들도 집을 나오게 되었어요.
하지만 집을 나오자마자 누군가의
그물에 잡혔고 붉은색, 녹색, 노란색 등 다양하게 빛나는 눈동자가 몬스터들을 둘러싸고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은 햇살이와 순호가 몸담고 있는 그 단체의 사람들이었지요. 물론 햇살이는 잡혀온 몬스터의
정체를 알기에 그들을 구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비록 몬스터들이 귀찮고 싫었었지만 그들은 햇살이의 친구들이었으니까요.
그리고 햇살이도 뭔가 이 단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순호에게 이 단체를
떠나자고 권하던 참이었죠.
햇살이가 몬스터를 구해내려다
이상한 단체에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고 그런 햇살이를 순호가 도와주게 되지요.
햇살이가 순호의 친구가
되어주었으니까요.
그래서 풀려나게 된 몬스터들은 햇살이와 순호를 도와 단체의
나쁜 사람들, 즉 이상한 냄새의 안개를 만들어 내던 사람들을 소탕하고 경찰에 넘기게 됩니다.
이러한 일들을 저는 사람들 모르게 처리할 거라 생각했는데
햇살이와 몬스터는 자신들의 정체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세상 사람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어요.
몬스터를 나쁜 괴물 취급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의롭고
인간을 보호하는 영웅이 되면서 스타가 되었답니다.
의외의 결말이지요?
하지만 할머니는 햇살이에게 당부를 합니다.
몬스터들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고 그것을 잘못 사용하면 인간
사회에 큰 불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힘을 정의롭게 사용할 수 있게 햇살이가 잘 도와야 한다고 말이죠.
햇살이는 할머니의 말을 잊지 않고 몬스터 친구들이 정의의 편에 서서 일할 수 있도록 돕기도 마음먹었답니다.
물론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놓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몬스터들도 행복해했고요.
3권을 읽기 전에 잊었던 2권의 내용을 상기시키려 다시
2권도 읽어보았어요.
몬스터 사냥꾼 수진에 의해 잡혀있던 몬스터들을 봉인의
거울에서 꺼내준 순이는 몬스터들도 사람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던 것이 2권 내용이라면, 순이의 손자인 햇살이는 그런 몬스터들이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세상에 오픈한 내용이
3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에 대한 부끄러움이었어요.
2권에서는 몬스터들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못된 인간으로
서커스 털보 아저씨가 등장했고, 3권에서는 세상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나쁜 방법으로 복수하는 사람들이 못된 인간으로 등장합니다.
털보 아저씨는 몬스터들에게만 나쁜 짓을 했지만 3권에서는
자신의 울분을 불특정 다수에게 복수를 하는데요.
이것이 세상의 변화,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죠.
햇살이 역시 몬스터와 진짜 가족이 되고, 진짜 몬스터
사냥꾼이 되기 위한 과정 속에서 몬스터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성장하고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안갯속의 괴물이 진짜 괴물이 아닌 인간이었다는 것, 결국
우리는 괴물들과 공존하고 있다는걸, 그들이 강시, 흡혈귀, 구미호, 좀비 등 타고난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이 더욱더 섬뜩하게
합니다.
몬스터가 등장하지만 뭔가 두렵다기보단 씁쓸함을 던져주는
책이었고, 그래서 등골이 서늘하기보다는 가슴이 싸해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어요.
솔직히 세상에 오픈된 몬스터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들의 삶이 평탄할 것 같지 않아 걱정이 되기도 해서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