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궁쥐였어요!]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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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궁쥐였어요! ㅣ 동화는 내 친구 57
필립 풀먼 글, 피터 베일리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만남.
아이가 없던 구두 수선공 밥 아저씨와 세탁부 조앤 아주머니의 집에 어느 밤 찢어지고 얼룩진 제복을 입은 꾀죄죄한 작은 남자아이가 찾아온다.
아이는 자신이 시궁쥐였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디서 사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하다못해 작은 도구의 사용법조차 알지 못한다.
그런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밥 아저씨와 조앤 아주머니는 채워지지 않은 가족의 사랑을 느낀다.
▷ 시궁쥐 소년 ‘로저’의 가족 찾기.
아이의 부모를 찾기 위해 시청을 찾아간 밥과 조앤은 자신의 담당이 아닌 일에는 도무지 관심을 갖지 않는 직원의 태도에 실망을 느낀다.
고아원에서 들리는 불행한 아이들의 울음소리, 죄를 짓지 않은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경찰, 정상적이고 건강한 소년이라며 로저를 학교에 보낼 것을 권하는 의사, 이해와 사랑이 아닌 권위와 잔인한 체벌만 존재하는 학교.
사회의 어느 곳도 아이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왕립 철학자처럼 단순히 신기한 것에 대해 호기심을 느낄 뿐이다.
▷ 시궁쥐 소년... 괴물이 되다.
끔찍하고 구역질나는 괴물의 복장을 입혀 로저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탭스크루.
위협과 속임수로 좀도둑질에 로저를 끌어들인 빌리.
독자의 흥미 유발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신문기자.
그리고 인기 있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부관리.
그들에 의해 시궁쥐 소년 로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혐오하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된다.
이 책은 동화 ‘신데렐라’에서 지금까지 우리의 관심이 되었던 유리 구두 한 짝을 잃어버린 신데렐라가 아닌, 마부와 시종으로 변해 신데렐라를 도왔던 쥐 중 한 마리인 로저의 뒷이야기 일수도 있다. ‘신데렐라는 왕자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동화 속 결말과 달리 왕자비가 된 메리 제인은 자신이 진심으로 원한 소원과는 달리 사람들에게 겉으로 보여지는 상징적 존재가 된 것에 회의를 느끼지만 결과에 책임을 지고 현재의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한다.
시궁쥐 로저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겉모습 속에 감춰진’ 자신과 다른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편견으로 가득찬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저는 구두장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밥과 조앤의 믿음과 사랑이 사람의 추악한 모습보다 소년의 마음에 깊이 스며들었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