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누나 일순이> 서평단 알림
큰누나 일순이 파랑새 사과문고 48
이은강 지음, 이혜원 그림 / 파랑새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일순이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몸이 아픈 부모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책임지고, 넷이나 되는 동생을 보살피면서도 얼굴한번 찡그린 적 없는 속 깊은 아이였지요.
맏이는 살림밑천이라 했던가요.
예나 지금이나 맏이는 부모 다음으로 형제, 자매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인가 봅니다.
마음 놓고 아플 수도, 갖고 싶은 것에 욕심을 낼 수도 없었지만 일순이는 꿈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바람마저도 일순이에겐 사치였나 봅니다.
부모님과 어린동생 사순이의 죽음으로 한 집안의 가장이 된 13살 일순이는 남은 동생들의 꿈을 위해 자신의 꿈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 모양인지, 졸업을 몇 달 앞두고 공장으로 일을 하러 떠났습니다.
그 뒤로 일순이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옛 이야기에서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아름다운 결말이길 기대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피, 요즘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 책을 읽고 그때의 일순이 나이가 된 조카는 말합니다.
그렇죠.
요즘이라면 일순이처럼 자신을 희생하며 모든 걸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될지도 모릅니다.
한 부모에게서 난 형제, 자매들도 적은 재산 때문에 다투고, 헐뜯는 일이 다반사인 세상에서 말이지요.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일순이처럼 모두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야트막한 담장위로 넓은 가지를 치고, 시원한 그늘아래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와 허기진 아이들의 배를 채워주던 그 감나무.
그 감나무에서 일순이를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