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마음 시인동네 시인선 205
이제야 지음 / 시인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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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이었을까?
노오란 은행잎 같은 표지가
애인에게서 온 가을 편지처럼 심쿵했다.

사랑했던 기억과 떠나보냈던 마음,
여름날의 흔적들을
보듬는 다정한 마음들이 시집 가득히 들어있다.





🌷낭만의 역할2

가장 시월다운 달을 찾아서 책에 꽃아줄게
찾지 못한 날들에 대한 묵묵한 기다림이, 끝날 때
달을 굴려 만든 눈사람이 꽃밭에 가득할 거야
담담한 믿음으로 낭만이 깨어있는 새벽을 지나가 보자
누구에게나 어느 밤 묻어둔 가을 방학이 있지
오랜만에 낡은 서랍을 여는 날이 있지
아직도 접시에 꽃밥을 올려 내어주는 할머니에게
어느 날은 입김 없는 달콤한 밥이 매일을 꿈꾸게 했다
(......)


💭시월다운 달을 찾아서 책에 꽂아준다니...
시인의 메타포(은유)란 이런 건가 싶다.
꽃밥을 올려 내어주는 할머니는 또 얼마나 다정한 마음인가?



☀무늬의 색

물로 그림을 그리는 날이 있다.
하늘색은 하늘의 색이 아니라는데
사랑을 했었지,마음이 했었던 날들이었지.
며칠간 신비로울 만큼 많은 햇빛이 쏟아졌다.
우리의 색은 맞지 않아,네가 그랬다
햇빛에 바랜 나는 흑백으로 변해가고
(......)


💭처음 사랑에 빠진 날,
내 아이를 처음 만난 날,
그리운 이를 다시 만난 날...
'신비로울 만큼 많은 햇빛이 쏟아졌던 날'을
추억하게 한다.



🗺️일종의 마음


바다가 보이는 방에 앉아 창문을 만들어 바라보고 싶은 날들이 있었다
자라나는 마음에는 그림자가 없어서 거두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질 때쯤
아무도 아무것도 누구도 누구에게도 건넬 수 없는 그만큼의 내가 있었고
나만이 견디고 이겨내는 정도의 일종의 마음 같은 것
너와 내가 있던 방에 해가 뜨고 지는 것이 잠잠한 하루의 일이었는데
바다는 끝이 없어서 보고 싶은 만큼의 바다를 만들 수 있지
(......)


💭
처음 읽을 땐 낯설던 시가
소리내어 읽으니 갑자기 마음에 쑥 들어와 앉는다.
내가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만이 견디고 이겨내는 정도의 일종의 마음'을
끝없는 바다에 내맡길 수 있어서였나 생각해 본다


💭💭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준비하고픈 이 계절에
딱 읽기 좋은 예쁜 시집인 것 같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완독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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