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죄 죽이기 - 개정증보판, 죄의 속성에서 벗어나 거룩한 삶을 열망하라
존 오웬 지음, 김창대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안의 죄 죽이기 - 존 오웬

책 제목에 솔깃하면서도 사실상 ‘죄 죽이기’란 말은 부담되었다. 죄를 죽이는 것은 내가 노력하고 결단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영적 거장은 그런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 책의 원제목은 Mortifications of Sin이다. Mortifications이란 단어는 고행, 금욕, 시련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존 오웬은 누구를 향헤서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스도나 그분의 성령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그들은 자신들이 주창한 외형적 노력, 육체적 연습, 자기 공로적 행위, 그리고 율법적 의무 등을 마치 죄를 이기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자 방편인양 떠들어댔다(p.49)

존 오웬은 이러한 로마 카톨릭 수도사들의 거친 베옷, 맹세, 고행, 훈련, 수도생활 등에 대해서 하나님은 책망하실 거라고 말한다. 기도, 금식, 철야, 묵상 등과 같은 것들은 샘에서 나오는 물줄기에 불과한 것이나 그들은 이것을 샘과 동일하게 여겼다고 질책한다.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 뿐 아니라 복음의 빛과 지식을 가진 이들까지 이 방법과 수단을 똑같이 답습하고 있음을 개탄한다. 그를 알고 나니 존 오웬이 왜 ‘죄 죽이기, 죄의 고행’ 등의 제목을 달았는지 알 것 같다. 내가 첫눈에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같이 죄 죽이는 행위, 노력, 방법을 이야기하기보다 그는 죄를 죽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불편했던 ‘죽인다’는 단어를 ‘이긴다, 승리한다’로 고쳐서 읽으니 내게는 훨씬 도움이 되었다.

존 오웬 하면 나는 즉각 ‘육의 생각, 영의 생각’을 떠올린다. 그는 로마서의 이 부분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이 책에서도 동일하게 이 말씀을 글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중심주제로 잡고 있다.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로마서 8:13 말씀이다. 죄에 집중하기보다 영의 일을 생각하고 따라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존 오웬은 고약하게도 내 죄, 이 땅을 사는 동안 결코 끊어낼 수 없지만 매순간 이겨야 하는 이 죄를 똑바로 보라고 경고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승리하려면 먼저 내 안의 죄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하라는 것이다.

죄를 이기는 가장 기본적인 필요중분 조건으로 성령의 도우심을 빼먹지 않고 거듭 강조한다. 모르는 이들처럼 내 열심, 수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후에 죄를 죽일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 9가지를 소개한다. 요약하면 죄를 항상 인식하고 찾아내며 고백하며 거룩함을 사모하며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 죄를 숨기려는 것,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이 죄를 죽이는 게 아니라는 것이 새롭게 와 닿았다. 나도 모르게 그게 죄를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나 싶게 말이다. 존 오웬이 죄 죽이기에 있어 경계하는 두 극단은 역시나 나에게도 종종 발견된다.

한 극단은 굳은 결의로 죄를 이기려는 자세이다. 이것은 결국 율법적인 태도로 남의 흠을 잡고 분노와 시기, 악독과 교만함을 낳는다. 또 다른 극단은 자유함과 은혜라는 핑계로 죄를 죽이는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죄를 이기는 삶과 관련해서 진정한 복음적 입장은 이 양극단을 피하는 것이다.(p.38)

이것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내 문제다. 이 중용의 입장이 무엇인지 존 오웬은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나 결국엔 그의 말대로 겉사람은 낡아지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은혜를 받은 우리는 마음 속에 주어진 그 은혜를 잘 간직하기 위해 “훈련과 성취”를 계속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비워주시는 분이 계시지 않으면 우리 안의 죄는 누르면 누를수록 넘쳐나는 쓰레기통 같다. 표지의 일러스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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